Question
일본의 야스쿠니신사에는 유슈칸이란 군사박물관이 있어 일본의 침략전쟁을 미화하고 한국사 관련 내용을 왜곡하고 있다는데 그 실상은?
Answer
한국사 왜곡, 침략전쟁 미화
유슈칸은 야스쿠니신사 경내에 세워진 부속 군사박물관으로 1882년 문을 열었다. 처음 이름은 '액당(額堂) 및 무기진열장'으로 불렸으나, 나중에 정식명칭을 '유슈칸(遊就館)'으로 정했다. 이 박물관은 청일전쟁과 러일전쟁, 제1차 세계대전 등에 참가한 일본군의 전사자들을 현창하는 기능을 수행하면서 점차 확대되었다. 그러다 일본이 1945년 8월 패망한 후 연합군최고사령관총사령부(SCAP/GHQ)는 공무원이 공적자격으로 신사를 참배하는 것을 금지시키는 한편, 유슈칸도 폐쇄하였다. 그러나 1986년 다시 개관하였으며 2001년 5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 시설과 전시내용을 대폭 보강하여 현재 무기와 유품 등 10만 여점과 전사자의 사진 5,000여 점도 전시·소장하고 있다.
야스쿠니신사 자체는 물론, 유슈칸에 대해서도 국내외에서 많은 비판이 있었고, 문제점도 지적되었다. 유슈칸은 기본적으로 일본의 침략전쟁을 미화·합리화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한국사 관련 내용도 왜곡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가 관심을 갖고 지속적으로 지켜봐야 할 곳이다.
프란시스 후쿠야마 교수의 경고
유슈칸의 한국사 왜곡 내용은 상당수가 있는데, 대표적인 예로 이른 바 '신공황후'의 신라 정벌, 일본의 대한제국 강제병합 부분에 대한 설명을 들 수 있다. 특히 강제병합 부분에 대해서는 "1910년 8월 신임 데라우치 마사다케(寺內正毅) 통감이 이완용 총리와 회견, 조약안을 협의하였다. 한국정부에서는 22일에 각료를 포함한 어전회의에서 조약안을 승인·재가하고 같은 날 한국병합의 조약이 조인되었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마치 합법적으로 병합조약이 성립한 것처럼 왜곡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또 유슈칸은 일본의 태평양전쟁 도발과 관련, 이 전쟁을 '대동아전쟁'이라고 자의적으로 호칭하면서 "아시아 여러 민족이 독립한 것은 대동아전쟁에서 일본군이 빛나는 승리를 거둔 후였다"라고 서술하여 일본의 아시아 침략과 태평양전쟁 도발의 진상을 호도하고 있다.
유슈칸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미국의 저명한 정치학자 프란시스 후쿠야마는 "야스쿠니문제는 태평양전쟁 A급 전범 12명의 위패를 신사에 봉안했다는 것이 아니다. 진정한 문제점은 신사 바로 곁에 있는 유슈칸 전쟁박물관에 있다"라고 경고하였다.
야스쿠니신사는 형식적으로는 민간 종교법인이어서 한국정부나 외교당국에서 유슈칸 전시내용의 시정을 요구할 경우 '내정간섭'을 내세우며 수용하기 어렵다는 자세를 취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우리는 단기적으로는 민간과 학계, 관련 기관 등이 유기적으로 연계하여 전시내용의 시정을 요구하고, 장기적으로는 문제투성이의 이 전시관을 폐쇄하도록 요구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