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토해양 국제판례 연구》가 출간되었다. 이 책은 국제해양법 전문가로 구성된 집필진이 영토해양 관련 주요 국제판례를 다년간 공동 연구한 성과를 정리한 기획연구서다. 최신 판례인 2016년 남중국해 중재판결을 포함하여 도서, 해양, 국경 관련 총 31건의 주요 영토해양 국제판례를 망라하여 수록했다는 점에서 영토해양 연구 지침서로서의 역할이 기대되는 책이다.
집필진 전원이 국제해양법 전문가로 최신 국제판례 소개
2016년 필리핀과 중국 간 남중국해 분쟁에 대한 헤이그 중재재판소의 판정은 국제사회의 이목을 집중시킨 세기의 판결이었다. 그것은 특히 우리의 독도주권에 대해 임의관할을 원칙으로 하는 국제사법재판소에 대한 제소 주장 등 일본의 상시적 도발행위와 결부되어 국민적 관심과 사회적 반향을 불러일으킴으로써, 영토해양 관련 국제판례에 대한 학술적 연구를 제고하는 주요 계기로 자리매김하였다. 더욱이 영토해양 관련 국제판례 연구는 3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해양국가라는 우리나라의 지정학적 특성에 더해, 실제적인 국제법 운용과 법리 적용 검토를 통한 시사점의 도출이라는 측면에서 큰 중요성을 갖는다.
그러한 전제에서 전원 국제해양법 전문가로 구성된 본 연구서의 집필진은 영토해양 관련 주요 국제판례 중 최신 사례인 2016년 남중국해 중재판결을 포함하여, 국제사법재판소(ICJ) 판결 15건, 상설중재재판소(PCA) 판결 15건, 상설국제사법재판소(PCIJ) 판결 1건 등 총 31건을 선정하여 공동 연구해왔다. 본 연구서에서는 영토해양 분야 국제판례를 주제별로 재분류하여 도서영유권, 해양경계, 국경분쟁 순으로 목차를 구성하였다. 수록된 국제판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제1장 도서영유권 관련 판례로는 팔마스섬 사건(PCA, 1928)을 비롯하여, 클리프턴섬 사건(PCA, 1931), 동부 그린란드 사건(PCIJ, 1933), 망키에 에크레호 사건(ICJ, 1953), 엘살바도르/온두라스 경계분쟁 사건(ICJ, 1990), 에리트리아/예멘 영토분쟁 사건(PCA, 1998), 카시킬리/세두두 사건(ICJ, 1999), 카타르/바레인 해양경계획정 및 영토문제 사건(ICJ, 2001), 리기탄과 시파단 섬 사건(ICJ, 2002), 페드라 브랑카 도서분쟁 사건(ICJ, 2008), 필리핀/중국 남중국해 중재 판정(PCA, 2016) 등 총 11건을 수록하였다.
제2장 해양경계 관련 판례로는 그리스바다르나 해양경계 사건(PCA, 1909), 나이지리아/카메룬 육지 및 해양경계 사건(ICJ, 2002), 니카라과/온두라스 카리브해 영토 및 해양분쟁 사건(ICJ, 2007), 루마니아/우크라이나 흑해 해양경계 사건(ICJ, 2009) 등 총 4건이다.
제3장 국경분쟁 관련 판례로는 온두라스/니카라과 국경분쟁 사건(PCA, 1906), 코스타리카/파나마 국경분쟁 사건(PCA, 1914), 과테말라/온두라스 국경분쟁 사건(PCA, 1933), 인도/파키스탄 벵갈경계위원회 보고서 해석 분쟁 사건(PCA, 1950), 벨기에/네덜란드 특정 국경지역 주권 사건(ICJ, 1959), 프레아 비히어 사원 사건(ICJ, 1962), 아르헨티나/칠레 국경 사건(PCA, 1966), 쿠취의 란 사건(PCA, 1968), 비글해협 사건(PCA, 1977), 부르키나 파소/말리공화국 국경분쟁 사건(ICJ, 1986), 이집트/이스라엘 타바 내 경계표지 위치분쟁 사건(PCA, 1988), 나우루/호주 인산염 광산 사건(ICJ, 1992), 아르헨티나/칠레 경계표지 62와 피츠로이 산 사이의 국경선 분쟁 사건(PCA, 1994), 리비아/차드 영토 분쟁 사건(ICJ, 1994), 에리트리아/에티오피아 간 경계획정 사건(PCA, 2002), 베냉/니제르 국경분쟁 사건(ICJ, 2005) 등 총 16건을 수록하였다.
국제판례 원문에 충실하면서도 쉬운 이해를 도모
집필진의 최초 구상은 지금까지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영토해양 국제판례의 원문 전체를 번역하고 이에 대한 판례 연구서를 시리즈로 출간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일부 국제판례의 경우 개별 사례 분량이 여러 권의 판례 연구서에 해당할만큼 그 내용이 방대하다는 점에서, 본 연구서는 집필진이 담당한 판례별 원문 전체에 대한 번역을 원칙으로, 원문에 충실하면서도 복잡다기한 영토해양 국제판례를 처음 학습하는 연구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통일된 집필 기준을 마련하여 이를 엄수한 노작이다.
그러한 전제에서 국제해양법 분야 연구의 지침서로서 영토해양 국제판례를 분석함에 있어 판례연구의 전형적인 프레임을 적용하여, Ⅰ. 사실관계(Fact), Ⅱ. 쟁점(Issue), Ⅲ. 판결(Decision), Ⅳ. 평석(Commentary) 순으로 각 판례별 연구 성과의 핵심 논지를 쉽고 체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서술함과 아울러 내용면에서도 과부족없이 수록함으로써 연구자들의 이해를 돕고자하였다. 일례로 팔마스섬 사건(PCA, 1928)의 경우 Ⅰ. 사실관계 - 팔마스섬의 주권에 관한 미국과 네덜란드 사이의 분쟁 기원과 중재재판을 위한 특별협정의 체결, Ⅱ. 쟁점 - 중재재판소에 제기된 당사국의 6가지 주요 주장의 정리, Ⅲ. 판결 - 당사국의 주장에 대한 검토를 통한 중재결정, Ⅳ. 평석 - 국제법상 영토주권의 정의, 실효적 지배의 권원으로서 계속적·평화적 영토주권의 행사, 영토주권의 존속과 관련한 시제법의 적용, 영토주권의 타국 법익에 대한 보호의무 등을 정리하여 제시하고 있다.
끝으로 우리의 영토주권 수호에 대한 소명의식으로 집필에 참여한 국제해양법 전문가들의 노고와 본 연구서가 갖는 영토해양 분야 연구의 지침서적 가치를 공감하고 출판한 법률도서전문 박영사에도 사의(謝意)를 표하며, 본 연구서가 영토해양 분야 실무자뿐만 아니라 국제해양법 연구자들의 학술적 역량을 제고하는 데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