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estion
러시아와 일본이 남쿠릴열도(일본명 북방영토) 영유권을 두고 다투게 된 경위와 전망은?
Answer
역사적 경위와 두 나라의 주장
하보마이(歯舞), 시코탄(色丹), 이투루프(択捉), 구나시리(国後) 4개 섬을 둘러싼 일본과 러시아의 관계는 1855년 2월 '러·일 통상 및 국경조약(시모드조약)'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이 조약에서 양국은 이투루프(択捉島)와 우르프(得撫島)를 경계로 국경을 확정하였다. 일본은 1875년 5월에 '사할린·쿠릴열도 교환조약(상트페테르브르크조약)'을 맺어 사할린을 러시아에 양도하는 대신 쿠릴열도(18개 섬) 전체에 대한 영유권을 양도받는다. 한편 소련은 1945년 2월 얄타회담에서 대일참전의 대가로 북위 50도 이남의 사할린과 쿠릴열도에 대한 영유권 양도를 약속받는다. 소련은 1945년 8월에서 9월에 걸쳐 남쿠릴열도를 점령하고 여기에 거주하던 일본인 약 17,000명을 강제로 퇴거시켰다.
1951년 9월 샌프란시스코강화조약에서 일본은 북위 50도 이남의 사할린과 쿠릴열도에 대한 영유권을 포기한다. 그러나 상기 4개 섬은 일본 고유의 영토로 일본이 포기한 쿠릴열도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이 일본의 주장이다. 즉 일본이 강화조약에서 포기한 것은 1905년 포츠머스조약을 통해 획득한 영토로, 상기 4개 섬에 대한 영유권은 이미 1905년 이전에 획득했다는 주장이다.
1956년 10월 일소공동선언에서 양국은 평화조약 체결 후 하보마이(歯舞)와 시코탄(色丹)을 일본에 인도하는 데 합의했다. 그러나 소련은 1960년 일미안전보장조약 체결을 문제삼아 소련과 일본 사이에 영토문제는 없다고 선언한다.
1991년 4월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영토문제의 존재를 공식적으로 인정한 후 양국 간의 교섭이 다시 진행되었지만 실질적인 진전은 없었다.
동아시아 역내 세력균형 재편성 여부에 주목
남쿠릴열도 4개 섬에 대한 러시아의 입장은 제2차세계대전의 결과 획득한 정당한 영토로 영토분쟁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일본은 4개 섬 전체의 반환을 요구하고 있어 문제 해결의 전망은 매우 불투명한 상황이다. 최근의 일본과 러시아, 일본과 중국과의 영토갈등은 양국 간 문제를 넘어 일본·미국과 중국·러시아를 축으로 한 동아시아 역내 세력균형 재편과 연계되어 있다. 일본과 러시아 간의 영토분쟁이 동북아 지역 국가들 사이의 협력을 저해하고 각국의 민족주의적 성향을 고조시키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동 문제의 추이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