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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소 소식
중국 ‘일대일로’ 전략의 한반도 시사점
  • 차재복 (한중관계연구소 연구위원)

재단은 지난 914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와 동아시아갈등과 협력을 주제로 중국사회과학원, 북경대학, 상하이사회과학원, 대만의 중앙연구원, 중국 언론계 종사자와 국내 전문가를 초청하여 학술회의를 가졌다. 2013년 시진핑 체제 출범 이래 중국이 주도하는 일대일로는 육·해상 실크로드를 복원시켜 세계를 상대로 중국의 정치·경제·군사·문화의 부흥을 도모하기 위한 국가발전 전략이고, 해를 거듭할수록 주변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번 회의는 오늘날 중국이 그리려는 국제질서는 어떤 것이고 시진핑이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어떻게 실현하겠다는 것인가에 대해 공부하는 자리였다.

    

중국 ‘일대일로’ 전략의 한반도 시사점일대일로의 의미와 육 해상 노선

첫 발표에 나선 중국사회과학원 국제전략연구실 슈에리(薛力) 주임은 중국의 일대일로와 동아시아 방략을 주제로 일대일로가 무엇인지 소개했다. 먼저 일대일로의 성격 내지 호칭에 대해서 중국 내에서는 구상’, ‘창의(倡議=제안)’, ‘전략등을 함께 쓰는데 대내적으로는 전략, 대외적으로는 창의, 그리고 시진핑이 금년 5월 북경에서 개최된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포럼에서 밝혔듯 세기(世紀)의 공정(工程)이라고 한다.

중국은 20153,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외교부, 상무부가 연합 공표한 실크로드 경제벨트와 21세기 해상 실크로드의 비전 및 행동에서 육상에서의 6개 경제회랑(经济走廊, Economic Corridor)과 해상에서의 2개의 해상노선(연해지역~아프리카, 연해지역~남태평양)을 확정했다.

일대일로의 성과로 중국은 육상에서는 유럽까지 철의 실크로드를 운행하고 있다. 금년 1월에 개통한 중국 절강성(浙江省) 이우시(义乌市)에서 영국 런던까지의 철도화물 노선은 중국의 지정학적 야망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중국과 중앙아시아, 중동, 유럽을 연결하는 고대 낙타를 운반 수단으로 한 교역로 실크로드를 철도로 연결하고, 중국을 중심으로 한 대경제권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7월에는 이우시에서 체코의 수도 프라하까지 화물열차가 개통되었다. 이 열차는 프라하-폴란드-벨루시아-러시아-카자흐스탄-신강자치구(아라산코우, 阿拉山口)를 경유하여 중국 절강성으로 들어오는 노선인데, 운행시간은 16일로 해상의 경우에 비해 훨씬 짧다.

해상 실크로드에서는 중국이 세계적으로 지정학적 가치가 있는 항만에 대해 개발과 운영권을 확보하는 차항출해(借港出海)’ 방식으로, 해양의 전략적 거점을 연결하는 진주 목걸이전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은 미얀마,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파키스탄 등 인도양 국가에서 중국 민간회사들을 통해 상업항들을 확보하고 이를 연결해 자신들의 해로 안보를 지키는 전략을 추진해 왔다. 이러한 상업항 확보는 비용이 많이 들고, 유사시의 군사작전에 활용하기에는 제한이 많기 때문에 최근 중국은 아프리카, 중동 지역에서 소규모 군사력을 주둔시키거나, 민간 활용도 가능한 시설을 확보하는 쪽으로 전환했다. 중국 인민해방군 군사과학아카데미가 2013년 출간한 전략보고서는 해외에 보급 거점과 제한적인 군사력 주둔을 설치하고, 관련 지역에 정치적, 군사적 영향력을 행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주장에 의해 금년 7월 지부티(Djibouti)에서의 중국의 첫 해외 해군 전초기지가 현실화되었다.

 

중국 ‘일대일로’ 전략의 한반도 시사점

 

장기적으로 일대일로와 연관된 한국

과거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발전도상국이라는 점을 강조하였으나 이제는 신형대국관계와 중화민족 부흥의 중국의 꿈을 부쩍 강조함으로써 강대국이라는 인식으로 전환하고 있다. 나아가 대륙 국가라는 정체성에서 탈피하여 해양을 포함한 복합 국가 정체성으로 전환하고 있다. 중국의 일대일로전략은 공간적으로 대륙과 해양을 망라하고 있으며, 세계를 전략 공간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일대일로가 빠르게 진화하는 현실에서 한국은 중국의 일대일로전략을 어떻게 정립하고, 북한을 어떠한 방법으로 국제사회와 연계시키고, 서진(西進)일대일로에 한반도를 어떻게 접목시키며, 또한 한국의 유라시아 진출을 어떻게 구상해 나갈 것인가에 대한 정책 개발과 연구가 시급하다.

<그림 1>에 나타난 6개의 경제회랑과 중국이 계획중인 2개의 해상노선을 보면 현재의 일대일로는 육상에서 중국 시안(西安), 해상에서는 중국 연해지역을 기점으로 서진(西進)이고 동쪽은 배제되어 있다. 하지만 거시적 차원에서 보면 일대일로일지라도 1국의 총체적 외교 전략에 포함된다. 따라서 중국의 국내외 정책 및 중국의 동북진흥전략의 중장기 로드맵(2003동북진흥계획2009랴오닝연해 경제벨트 발전계획’, ‘창지투개발 프로젝트’, ‘중국 동북지역과 러시아 극동 및 동시베리아 지역협력 계획 강요(2009~2018)’ 그리고 일대일로의 유일한 동진 노선의 중몽러 경제회랑 등)을 들여다보면 중국 동북지역과 한국, 북한, 몽골, 극동러시아는 장기적으로 일대일로와 연관되어 있다.

한국의 입장에서 중국은 여전히 한 . 중 관계, 북한 문제, 그리고 유라시아 진출을 설계하는 데 있어 반드시 고려해야 할 상수(常數). 슈에리에 의하면, 중국은 현재 주변 외교에서 중요 국가 순위를 러시아, 카자흐스탄, 파키스탄, 동남아시아(ASEAN), 한국, 일본 순()으로 나열하고 있다. 중국은 일대일로건설에서 동북아 지역의 몽골과 북한에 대해서는 협력의 공간이 확대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한국에 대해서는 중국과의 정치·경제적 관계로 (한국이) ‘일대일로에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어 중국의 동아시아 지역정책에서 중점 협력 대상국으로 간주하고 있다.

중국이 주도하는 일대일로또한 각국의 국익 및 정체성과 밀접한 관계로 동전의 양면처럼 한 . 중 관계에 긍정 .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지만 한국 외교의 최대 현안이 북한 문제 해결을 통해 유라시아와 한반도를 연결하여 한국의 경제영토와 외교영토를 확대하여 궁극적으로 한반도 통일을 실현하는 것이라면, 한국으로서는 이전보다 더 정교한 대중 접근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