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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
[보고Ⅱ- 『’07 피스 & 그린보트』 한·일 교류프로그램 참가기] 동북아의 지속가능한 협력방안을 찾아
  • 제1연구실 연구위원 장세윤

지난 7월 14일부터 24일까지 제1연구실 장세윤 연구위원과 제3연구실 최덕규 연구위원은 『'07 피스 & 그린보트(Peace & Green Boat) 프로그램』에 참가하였다. 이 행사의 주요 내용과 출장성과, 우리 재단의 사업과 관련된 몇 가지 참고·검토 사항을 장세윤 연구위원이 정리했다.

우리 재단에서는 내년도 신규 중장기 사업의 하나로 '동북아 해양평화벨트' 구축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이 사업은 한·중·일·러시아 등 동북아 지역의 역사 문화 유적이나 기념시설을 연계한 교류탐방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각국 시민과 학생, 교사 등이 일정기간 동안 함께 여행하며 주제와 연계된 교류행사를 실시하는 한편, 기항지 탐방코스를 순방하는 국제협력 계획이다. 따라서 학술 토론 및 강연, 공연, 이벤트 등 각종 교류 협력을 위한 일련의 프로그램과 다양한 탐방코스 개발이 필요한데, 궁극적으로 동북아 각국의 상호이해와 공존, 평화와 번영을 모색하기 위한 교류 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오래전부터 평화와 환경을 주제로 동아시아 항해 탐방행사를 열고 있는 한국 환경재단에서 한·일 협력행사에 재단 참여를 제안해 왔다.
『'07 피스 & 그린보트』는 환경재단과 일본의 대표적 NPO단체인 피스 보트(Peace Boat) 재단이 공동으로 진행하는 아시아 교류프로그램이다. 특히 올해는 15일 동안 2만 4천 톤에 달하는 대형 여객선 '후지마루호' 안에서 한국과 일본의 시민과 학생, 각계 전문가, 언론인들이 동북아시아의 역사와 사회, 경제, 환경, 평화, 전쟁 등의 의제와 관련된 주요 지역을 함께 돌아보며 진정한 화해와 이해를 도모하고 지속가능한 협력방안을 찾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다. 이번 프로그램에는 한국과 일본에서 각각 300여명, 합계 600여명의 각계 인사들이 참가하는 성황을 보였다.
이번 『피스 & 그린보트』에서 논의할 중심 주제는 지구온난화와 평화문제였다. 주요 탐방지는 인천(한국)→ 도쿄 → 요코하마 → 하치노헤 → 쿠시로(이상 일본)→ 캄차카반도 → 사할린 → 블라디보스톡(이상 러시아) → 부산(한국)등이었다.
이 교류행사에는 요시오카 다츠야(吉岡達也) 일본 피스보트재단 대표, 최열 환경재단 대표, 박원순 변호사, 문국현 유한킴벌리 대표이사 등 저명인사들이 참가했다. 학계에서는 국민대 한경구·이창현, 창원대 도진순, 러시아 극동대학 송지나 교수 등이 참가하였다. 또한 소설가 윤대녕, 이혜경, 천명관, 조선일보 칼럼니스트 조용헌 등도 동참했다.
『'07 피스 & 그린보트』출장시 주요 방문지는 다음과 같다.
쪾일본 - 동경 센소지(淺草寺), 과학미래관, 아오모리현 토마리항, 일본 핵원료재처리시설 PR관, 홋카이도 아칸호 아이누족 마을, 오오츠크해, 아바시리(網走)형무소 등
쪾러시아 - 페트로파블로프스크 캄챠츠키 캄차카향토박물관, 레닌광장, 몽골계 꼬라크민족 거주지 및 공연장, 사할린 유즈노사할린스크 한인문화센터, '사할린 희생사망동포 위령탑' 및 '사할린 한인 이중징용 광부 피해자 기념비', 한인동포(박종철씨) 가정방문, 블라디보스톡 한인 정착지 신한촌기념비, 잠수함 박물관, 2차대전희생자 기념비, 향토박물관, 극동대학 박물관, 러일전쟁유적지 등 여기서 한가지 눈에 띄는 점은 한국 기항지 탐방코스가 없는 점이다. 이는 일본 러시아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광이나 문화탐방 코스로 연계할 만한 대상지나 인프라가 취약한 현실을 반영한 것이 아닌가 한다.

아오모리현에서 만난 바다 이름 '동해'

이번 출장을 통해 동해 및 오오츠크해, 일본 북방4개도 관련 동향 파악, 선상 강연을 통한 재단 홍보, 아오모리현 원자력 폐기물 재처리시설 반대운동 현장 및 PR관 방문, 또한 사할린 일본 영사관앞 '사할린 한인 지원' 요구 현장 참관, 사할린 한인 가정방문 및 현지 분위기 파악, 블라디보스톡 향토박물관 발해 유물과 극동대학 박물관 관람, 그리고 피스보트재단 및 환경재단 등과 교류 협력 네트워크 구축, 동북아해양평화벨트 구축 사업 관련 교류프로그램 조사 등의 성과를 거두었다.
한편 7월 17일 토마리항 반핵운동 현장을 방문한 뒤 점심을 먹으러 간 식당 이름이 '동해관'인 것을 보고 놀라기도 했다. 알아보니 아오모리현 등 일본 동북지방에서는 부근의 해가 뜨는 태평양 바다 일대를 '동해'로 부르고 있다고 했다. 이처럼 일본 동북지방에서 '동해'라는 명칭이 사용된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많을 것이다.
7월 23일 최덕규 연구위원이 '1907년 헤이그 평화회의와 동북아 평화문제', 필자가 25일에 '만주·연해주 지역 항일투쟁과 홍범도의 생애'를 주제로 강연하였다. 이 때 30여명의 시민과 학생들이 참석하였다. 일본인들이 강연을 경청하고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며 질의하는 등 뜻 깊은 교류의 시간을 갖고, 우리 재단의 설립취지와 활동을 홍보하기도 하였다.
7월 24일 '사할린 한인과의 교류' 코스에 참가한 필자와 최덕규 연구위원, 60여명의 한국·일본인들은 사할린주재 일본 영사관 앞에서 사할린 잔류 한인들의 처우개선을 요구하는 집회를 가졌다. 현지 러시아인들과 동포, 언론의 관심을 끌었는데, 영사관 직원들은 항의서한을 접수하고 아베 수상에게 전달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처럼 한국 일본 시민들이 연대하여 적절한 방법으로 지속적 시민운동을 전개한다면 정부 차원에서 풀지 못하는 일부 현안문제 해결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본다.
이번 『피스 & 그린보트』 행사에서 환경·인권운동 등과 관련된 다양한 기항지 탐방 코스 와 선내 강연, 토론, 공연과 자치프로그램, 각종 이벤트 등을 통해 한국과 일본인 사이의 교류와 이해를 도모한 성과는 높이 평가할 만 했다. 한국 환경재단과 일본 피스보트 재단은 이후에도 한·중·일 각국의 교류협력 사업을 지속할 예정이다. 따라서 본 재단에서도 이들과 연계사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우리 재단의 동북아 해양평화벨트 구축사업과 관련하여 한국의 역사·문화 유적 정비와 항만 인프라 및 편의시설 보완 등 미비한 점이 개선되어 이러한 교류협력 프로그램이 추진된다면 한·중·일 사이의 갈등을 해소하는 데 긍정적 기능을 수행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