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역사재단 NORTHEAST ASIAN HISTORY FOUNDATION 로고 동북아역사재단 NORTHEAST ASIAN HISTORY FOUNDATION 로고 뉴스레터

보고서
[보고Ⅰ- 역사교육 아젠다 개발회의] 상생과 평화를 위한 역사 교육 네트워크의 모색
  • 교류홍보실 행정원 정은정

교류홍보실에서는 역사 관련 시민사회단체 및 전문가와 함께 동북아지역의 역사갈등 주요 현안에 대해 국제 네트워크 활성화를 통한 효율적인 해결방안 모색을 위해 아젠더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는 일본군'위안부', 역사교육, 중국 동북공정, 야스쿠니합사 등과 관련된 주제를 다루고 있으며, 지난 5월 29일부터 3일간 아시아와 미주·유럽지역의 역사교육 전문가를 초청하여 『평화를 위한 역사교육 연대활동 활성화 방안 모색을 위한 아젠더 개발 회의 및 전문가 대상 강연회』를 개최하였다. 이번 회의는 역사교육 및 한·중·일 청소년들의 역사인식 공유를 위한 교류활동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는 아시아평화와역사교육연대 주관으로 전문가 대상 강연회는 교육인적자원부와 전국역사교사모임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진행되었다. "역사교육"의 문제가 역사갈등 문제의 중요한 현안이 되는 것은 자국 중심의 역사교육이 상생과 평화를 지향하는 국제사회의 보편적 가치관에 걸림돌이 될 수 있으며, 우리는 일본 우익인사들이 주축이 된 역사왜곡과 "위험한" 역사교과서 채택과정에서 이미 확인하였다. 우리는 상대방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고, 평화를 지향하는 역사교육을 위한 아젠더를 발굴하기 위해 아시아와 유럽지역의 역사·평화교육 전문가를 초청하여 회의를 갖고, 이들이 갖고 있는 사례들을 공유하고자 교사들을 대상으로 강연회를 개최하였던 것이다.
이번 일정을 위해 해외에서 7명의 전문가가 초청되었는데, 이들 중 팔크핑엘(Falk Pingel) 부소장은 독일 게오르그-에케르트국제교과서연구소에서 30년동안 활동하면서 국제적으로 알려진 평화를 위한 역사교육 이론가이면서 활동가이다. 이번 회의에서도 그가 가진 30년 경력에서 묻어나는 연륜과 경험이 일정내내 많은 도움이 되었다. 다큉양(Daquing Yang) 워싱턴대학 역사학부 교수는 중국남경 출신으로 일본제국의 건설과 난징대학살의 역사와 역사서술에 대해 연구하고 있으며, 현재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의 기억과 화해'에 관한 연구프로젝트의 공동책임자로 활동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유럽지역의 역사대화에 대해 연구하는 3명의 교수가 참여하였는데, 국내에도 널리 알려진 다카히로 곤도(Dakahiro Kondo) 나고야대학 교수(유럽 역사교과서와 비교연구, 역사교과서를 위한 국제대화) 등이 참석했다.

자국중심의 역사교육을 넘어서

이번 일정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평화를 위한 역사교육 연대 활성화를 위한 아젠더 개발회의와 강연회로 진행되었는데, 아젠더 개발회의를 통해 동북아지역의 역사갈등을 극복하는 것은 지역의 평화공존과 공동의 번영을 위해 일차적으로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이며 이를 위해 시민사회의 활발한 교류와 협력, 자국중심에서 벗어난 역사의식 고취를 위한 역사인식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역사교육 연구자 및 교사들의 국제적인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또한 하반기에 개최될 '역사NGO세계대회'에 대한 자문도 이뤄졌으며, 2008년도에는 동아시아 역사갈등을 테마로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할 것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도 진행되는 등 많은 성과를 거두었다. 특히 5월 31일 개최된 강연회는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서울, 인천, 경기, 부산, 광주, 제주 등 전국에서 70여명의 교사들이 참여하여 평화를 가르치는 역사교육에 대한 관심을 보여주었다.
이날 강연회에서 팔크핑엘 부소장은 '갈등교육으로부터 협력을 배우기-갈등이해를 위해 과거를 활용하기와 화해를 위한 기회'라는 주제로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의 교과서협의회, 독일-폴란드 교과서협의회, 이스라엘-팔레스타인의 교과서 프로젝트를 비교하여 소개하였다.
리츠 이주인 교수는 '일본의 세계사 교육과 동아시아사 교육'을 통해서 1948년부터 시작된 일본의 세계사 교육이 동양사와 서양사로 명확하게 구분하여 교육함으로서 일본인의 역사인식에 중대한 문제가 되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양비아오 교수는 '동아시아 평화를 위한 역사교육'이라는 주제로 전쟁역사에 대한 각기 다른 태도가 극단의 민족주의를 발생시키고, 그 결과로 동아시아 국가간에 불신과 긴장을 야기시키고 있으며, 공통된 역사기억 형성은 아시아 국가들이 EU처럼 공동체를 형성하는 초석이 될 것이라고 제안하고 있다.
곤도 다카히로 교수는 '유럽 역사교과서 연구가 일본인에게 주는 의미'를 통해 유럽의 선례를 통해 이웃나라와의 역사공동 연구에 대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우파지식인들의 주장에 비판을 가하는 노력을 계속해야 하며, 한국과 중국의 젊은 세대들의 동아시아 근대사를 진지하게 배우려는 노력이 계속되는 한 과거의 피해자들에게 역사가 유리하게 전개될 것임을 확신하였다.
끝으로 부핑 소장은 '중·일의 역사공동연구에 대한 고찰'에서 지난해부터 시작된 중·일간의 공동 역사연구 프로젝트에 대해 소개하였는데, 구체적인 결과는 중·일 평화우호조약이 맺어진지 30주년이 되는 2008년에 공동연구보고서를 통해 발표될 것이라고 하였다.

일본의 사례를 반면 교사 삼는 지혜

또한 독일·폴란드, 프랑스의 역사대화 사례를 통해 한·중·일이 공동 역사교과서 집필에 대한 연구가 시작되었으며, 이 책의 출판이 사회적으로 유례없는 관심과 환영을 받았다는 점을 소개하면서 '후소샤'의 왜곡된 역사교과서를 비판하는 것은 국수적인 입장에서 글로벌한 추세를 외면하면서 오로지 일본만이 우수하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며, 국제사회의 일원이 되기 위해서는 서로에 대해 이해하며 신뢰를 높일 수 있는 측면에서의 역사인식을 공유하고, 역사를 거울삼아 과거의 역사 청산에만 머물지 말고, 대대손손 우호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이처럼 우리는 상호이해와 존중을 바탕으로 역사대화를 꾸준히 이어온 유럽이 과거의 역사를 청산하고 유럽공동체를 통해 상생하는 미래지향적인 역사를 만들어 가고 있는 유럽사례와 21세기에 들어 한·중·일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공동의 역사인식 공유를 위한 활동사례를 통해 동아시아지역의 역사갈등 문제에 대한 효율적인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역사청산을 통한 동아시아 공동체 형성의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엿보기도 하였다. 또한 자국 중심의 분리된 역사가 아닌 세계 속에 우리를 바라보게 하는 역사교육을 통해 상생과 협력의 평화교육을 위한 다양한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2012년부터 한국은 '동아시아사'가 교육과정으로 정식으로 시행될 예정이나, 국사·세계사에 익숙한 우리에게 '동아시아사'는 두려움과 희망의 이름으로 다가오고 있다. 분명한 것은 유럽과 한·중·일 시민사회의 노력에서도 볼 수 있듯이 우리가 이제부터 그려야 할 '동아시아의 역사'는 두려움이 아닌 '희망'으로 자리 잡아야 하는 것이며, 이번 아젠더 회의와 전문가 강연회는 그러한 가능성을 인식하고 공유하는 소중한 계기가 되었다.

※ 강연회 자료집은 재단 홈페이지에서 내려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