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란바토르시에 있는 몽골 정부 청사
새 학기 정상 수업 시작과 코로나 상황
2월 7일 개학 후 14일부터 몽골의 모든 학교가 정상적으로 개학을 했다. 오랜만에 생기발랄한 학생들의 모습을 교실에서 볼 수 있어 좋았다. 지난 2년은 거의 온라인 수업으로 진행하였는데 그나마 참여하지 못한 학생들이 많았다. 집에 인터넷이 설치 안 된 학생은 휴대전화 데이터를 사용해 수업에 참여했다. 그러다 보니 화면을 끄고 소리만 들으며 수업 중 답이 없는 학생이 많았다. 일부 학생은 아르바이트하면서 수업을 듣기도 하고 지방에 거주하는 일부 학생은 휴대전화를 들고 산에 올라 전파를 잡아가며 수업하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돌아오지 않을 것 같던 일상이 조금씩 회복되면서 우리 모두에게 행복이 무엇인지를 다시금 생각하게 해준다.
국제울란바토르대학교 졸업식
몽골 정부는 2월 14일부로 코로나 관련 비상 대응 태세를 해제하기로 했다. 정부는 자발적인 거리 두기, 마스크 착용, 손 소독 등의 개인위생에 대해서만 국민들에게 당부를 했다. 외국인이 몽골에 입국하려면 PCR 검사 결과만 제출하면 된다. 몽골은 2020년 한 해 동안 코로나 청정국이었으나 한 번 들어온 코로나는 엄청난 전파력으로 확진자를 양산했다. 335만 명의 인구 중 현재까지 90만여 명이 확진됐고 2천여 명이 사망했다. 현재도 확진자는 지속해서 나오는 추세지만 몽골 정부는 일상으로의 회복을 선택했다. 이것이 국가적 손실을 줄이는 길이라는 판단인 것 같다.
1월 25일 오유톨고이 지하 갱도 개소식, 어유-에르덴 총리(출처: mongolia.gov.mn)
물류 대란과 인플레이션
몽골의 물류 상황을 보면 코로나 여파와 베이징 올림픽 등의 요인으로 수출입에 난항을 겪고 있다. 수입 물건이 들어오지 않아 물가 상승과 생활필수품 부족이라는 초유의 상황이 일어나고 있다. 이곳에 사는 한국인들이 이마트, 한국상점 등에서 구매하던 라면과 냉동식품 등은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다. 중국과 몽골의 국경 통관 지역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나오면서 중국에서 몽골로 들어오는 화물 운송을 제약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수입 화물은 톈진 항과 중국 측 국경인 이렌에서 이동을 못 하고 적재돼 있다. 작년 10월 초 한국에서 보낸 물건을 올해 2월 초에 받는 등 평상시 3주 정도 걸리던 물품이 서너 달씩 걸리고 있다. 울란바토르 시내에는 건축자재, 사무용품, 생활용품, 식료품의 품귀 현상이 일어나며 물가 인상에 영향을 주고 있다. 1월 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6% 인상됐다. 수입 물가 인상이 전체 물가 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연간 물가 상승 전망치 8% 또한 유지하기 쉽지 않을 않을 것 같다. 일부 품목을 러시아를 통해 수입하고 있지만, 중국에서 들여오는 다양한 품목을 대체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오유톨고이(Oyu Tolgoi)와 개발은행
오유톨고이는 몽골의 남부지역인 고비에 있는 지명이다. 이곳에는 구리와 금이 세계에서 한 손에 꼽을 정도로 매장량이 많다. 이 지역은 몽골 정부와 글로벌 광산 기업인 리오틴토(Rio Tinto)가 합작해 개발하고 있다. 이 광산이 본격적으로 개발되면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큰 첨단기술 광산이 된다. 이 광산의 매장량 80% 이상이 지하에 있으며 지하 광산은 블록체인 기술로 개발된다고 한다. 지하 광산이 전면 개발되기 시작하면 몽골 정부는 매년 로열티로 7,000억 투그릭(3천억 원)을 받게 된다. 오유톨고이 사업은 여러 우여곡절이 많았고 생산이 중단된 지 8개월 만에 1월 25일 지하 채굴을 다시 시작했다. 2023년 상반기에 본격적인 생산과 수출이 이루어지면 몽골 경제와 예산에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몽골 사회의 핵심 이슈는 개발은행이다. 이 개발은행은 한국의 산업은행을 모델로 만들었으며 한국의 산업은행 출신이 자문해 설립한 은행이다. 최근 몽골 개발은행으로부터 대출하고 상환하지 않은 26개 회사에 대해 고발 조치하면서 국가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대출금 규모가 한화로 1조 3천억 정도인데 그중 55%가 부실채권이다. 언론에서는 부실 대출과 관련해 고위 공무원과 국회의원이 관련돼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몽골에서 오유톨고이 광산 개발의 성공적인 진행, 인도 정부의 지원으로 설립되는 정유시설의 완공 등 국책 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머지않아 몽골 경제는 1인당 1만 불 시대를 낙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를 위해 국가 사회적인 부패를 척결하고 국가 발전의 기회를 잡는 몽골이 되길 기대한다.
울란바토르시, 수흐바타르 동상과 시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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