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은 지난 5월 28일과 29일 양일간 몽골 울란바타르시 소재 국제울란바타르대학교(총장 남기영)와 공동으로 동 대학교 국제회의실에서 몽골 역사 및 사회과 교사 36명을 대상으로 하는 ‘2019년도 몽골 역사 교사 한국사 및 한·몽 관계사 워크숍’을 개최했다. 이번 워크숍의 주제는 ‘흉노와 한국 고대사’이며 모두 여섯 명의 전문가들의 강의가 이뤄졌다. 강의의 주제는 흉노의 역사(바트수렝, 몽골과학아카데미 역사고고학연구소), 흉노의 생활과 습속(남질, 몽골 국제울란바타르대), 흉노 고고학 연구의 성과(에렉젠, 몽골과학아카데미 역사고고학연구소), 고조선과 흉노(박선미, 동북아역사재단), 흉노 미술과 한국 고대미술의 상관성(장석호, 동북아역사재단), 몽골과 한국의 흉노 역사 교육 비교(여병무, 몽골국제울란바타르대)였다.
몽골의 중등학교 역사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한국사 및 한·몽 관계사 워크숍’은 지난 2014년 처음 시작되었다. 당시 이 행사를 기획한 건 한국사의 바른 이해 제고와 한·몽 관계사의 이견 해소 그리고 몽골의 지한 및 친한 꿈나무 양성 등의 이유였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중국과 일본은 우리보다 훨씬 일찍부터 몽골과 국교를 수립했고, 외교와 경제뿐만 아니라 문화와 교육 등 전방위적인 교류와 협력을 하고 있었다. 이에 따라 몽골의 중등학교 역사 교과서 속에는 이들 나라와 관련된 서술은 적지 않았지만, 한국사와 관련해서는 내용이 없거나 비중이 적어 그 내용을 형언할 형편이 아니었다.
그러나 다행히도 몽골의 국제울란바타르대학교와 울란바타르시 교육청, 그리고 주 몽골 대한민국대사관 등이 이 행사가 진행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협조해 주었다. 몽골국제울란바타르대학교는 강의실을 포함해 행사 진행에 필요한 인적 물적 자원을 제공하여 주었고, 몽골 울란바타르시 교육청은 관내 역사 교사 선발과 워크숍 기간 중 참여 교사 관리 그리고 우리 재단 초청 우수 교사 한국 연수 프로그램 관련 행정 업무 등을 맡아주었다. 주 몽골 대한민국 대사관도 음으로 양으로 행사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협력해 주었다. 재단의 여력이 없었던 시기(2016~2017)년에는 주 몽골대한민국 대사관에서 이 행사를 대신 개최하기도 했다.
이러한 도움에 힘입어 그동안 여섯 차례의 ‘몽골 역사 교사 초청 한국사 및 한·몽 관계사 워크숍’이 개최되었고, 매년 40명 전후의 교사들이 관련 강좌를 수강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200명이 넘는 몽골의 역사 교사들이 이 프로그램을 수강하고 또 수료증을 받았다. 워크숍 후 우리 재단은 시험을 통하여 성적 우수 교사를 5명씩 선발, 한국으로 초청해 전문가 한국사 특강, 한국 중등학교 교사들과 교류 그리고 역사 문화 유적 및 산업 현장 답사 등의 연수 기회를 제공했다. 그 사이 이 워크숍은 몽골의 중등학교 역사 교사들이 가장 기다리는 연례 학술 세미나이자 미니 축제로 자리매김해 갔다.
워크숍이 끝난 후, 참여 교사들의 자유로운 질의응답과 행사에 대한 소감문을 작성하는 시간을 가졌다. 현장에서 이루어진 질의 내용과 소감문의 내용은 대동소이했다. 그 내용을 정리하면 워크숍을 기획하고 개최해 준 동북아역사재단과 국제울란바타르대학교 등 관련 기관에 감사하면서 이틀간의 커리큘럼과 진행이 체계적이었고, 강의 내용이 아주 의미 있었다고 평가했다. 몽골의 역사 교사들은 사료와 고고유물 그리고 도상 자료를 활용한 강사들의 강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그와 같은 교수법을 자신들의 교육 현장에도 활용하겠다고 했고 어떤 교사는 교사란 바른 정보를 전달하는 가교 역할을 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올바른 내용을 바르게 전달하겠다’는 다짐을 피력하기도 했다.
적지 않은 교사들이 ‘흉노’와 같은 고대사의 주제부터 강의가 이루어진 것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리고 그 뒤를 잇는 후속 강의가 차례로 이어지기를 희망했고, 한 번만이 아니라 연속해서 강의를 들을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줄 것도 요청하였다. 그러면서 이번 강의가 ‘중국사에서 동아시아사를 어떻게 구분할 것인가를 알게 되었다’거나 이와 같은 프로그램이 ‘한·몽 양국의 역사뿐만 아니라 동북아 지역의 역사 연구에 기여할 것’이라는 견해를 피력하기도 하였다. ‘흉노의 역사를 한국 학자들로부터 듣는 것이 기쁘기도 하였고 또 부끄럽기도 하였다’는 솔직한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또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갔으며, 그 시간이 아깝지 않았다’는 반응과 함께 ‘이런 강의라면 얼마든지 듣고 싶다’는 소감문을 남기기도 했다. 그 뿐만 아니라 ‘영원한 이웃인 중국이나 러시아보다 한국에 대해 더 친밀감을 느꼈다’고 밝힌 이도 있었고, ‘한국 방문의 희망을 품게 되었다’거나 ‘내년에는 초청 연수 프로그램을 부활시켜 달라’는 소망을 밝힌 이도 있었다. 그에 더해서 수교 30주년이 되는 ‘내년에는 학생들에게 한국 관련 글짓기 대회’를 열겠다거나, ‘졸업반 학생들이 한국에서 유학하고자 할 때 어떤 장학제도와 혜택이 있는지 정보를 달라’는 내용도 있었다. 또 한국의 대학수능시험과 공무원 시험에 역사 과목이 필수인 점을 높게 평가하면서 몽골도 그래야 한다는 견해를 밝히는 이도 있었다. 절대다수의 교사들이 이 행사를 매년 정례적으로 개최해 줄 것과 교재 부재의 안타까움을 토로하면서 그의 개발 및 보급에 힘써 줄 것을 희망한 것도 눈에 띄는 부분이었다.
동북아역사재단은, 지난해 워크숍에서 강의한 원고들을 수정 보완해 몽골어로 된 역사 교사 보조 교재(잿빛 이리와 곰의 후예들, 2018, 동북아역사재단)를 만들었고, 이것을 몽골의 중등학교에 배포했다. 또한 이 워크숍에 참여한 교사들에게도 지난 2015년에 우리 재단이 지원하여 번역 발간한 <한국의 역사>와 함께 위 책을 무료로 제공했다. 한국사 및 한·몽 관계사 등과 관련된 읽을거리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몽골의 역사 교사들에게 이와 같은 자료들을 제공하는 일은 그 내용들이 어떤 방식으로든 자라나는 몽골의 청소년들에게 전해지리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이번 워크숍의 강의 자료도 수정 보완해 연말까지는 몽골 역사 교사 보조 교재용 도서로 발간, 일선 학교에 보급할 예정이다. 이와 같은 보조 교재 제작 및 보급 노력이 ‘시리즈 한·몽 관계사’로 열매 맺을 것이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