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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사
동북아시아의 화해와 협력을 위해 매진하겠습니다
  • 김학준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

2013년 계사년(癸巳年)의 새해가 밝았습니다. 우리 동북아역사재단을 아끼고 사랑해주시는 모든 분들의 건승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새해를 맞이하는 우리의 몸과 마음에는 상당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습니다.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가 우리의 뜻과는 달리 갈등과 대결의 방향으로 치닫는 듯하여 걱정스럽습니다. 지난 해 일어난 주변국들의 정치적 변화는 우리에게 더욱 신중하고 현명한 대응을 요구하고 있으며, 우리가 직면한 국내외적 도전은 그 어느 때보다도 심각합니다.

한반도를 둘러싼 동아시아 정세

우선, 일본의 국내정치가 우경화(右傾化)의 경향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지난 12월 16일 실시된 중의원 선거는 일본의 평화헌법을 개정하겠다고 공약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재의 자민당에게 의석의 과반수를 주었고, 같은 성격의 신생 '유신회'를 제3당으로 만들어 주었습니다. 자민당과 유신회는 일본으로 하여금 전쟁을 일으키지 못하게 하고, 전쟁에 참여하지 못하게 하며, 군대를 갖지 못하도록 규정한 헌법 제9조를 수정하려고 합니다. 이를 통해 일본이 '국방군'을 창설하고, 군사력을 증강할 수 있도록 하며, 전쟁을 일으키거나 전쟁에 참가할 수도 있게 만들겠다는 의도입니다. 자민당과 유신회가 올해 7월로 예정된 참의원 선거에서도 압승한다면, 개헌운동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 경우 일제의 침략에 희생됐던 동아시아의 많은 국가들은 물론 일제의 침략에 서 싸웠던 미국 등 서방국가들로부터 저항을 불러일으킬것이 확실합니다. 일본 국내정치의 이같은 극우화는 먼저 독도에 대한 침탈 야욕으로 발현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독도는 역사적으로, 지리적으로, 국제법적으로 의심의 여지가 없는 한국의 고유영토입니다. 그런데도 일본 국내정치가 우경화되면 우경화될수록 일본정부는 독도에 대해 무리하고도 무례한 언설을 반복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아베 총리가 총선 승리 후 한국ㆍ중국 등 이웃나라들에 대해 겉으로는 유화적 제스처를 보이고 있지만, 일본의 우경화를 크게 우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다음으로, 중국은 '중화민족주의'를 그 이전에 비해 훨씬 더 강하게 드러내고 있습니다. 지난 11월 시진핑(習近平) 총서기를 중심으로 출범한 중국공산당의 새 지도부는 '중화민족의 부흥'을 외치고 있습니다, 중국 일각에서는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일부 이웃나라들의 역사를 자신들의 역사인 것처럼 주장하고 있습니다. 한민족의 중요한 역사에 속 하는 고구려와 발해의 역사를 중국 역사로 편입한 '동북공정'이 그 한 보기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은 자국의 '고유한 영토'로 여기는 '댜오위다오(釣魚島)'를 '센카쿠 제도'라고 부르면서 강점하고 있는 일본의 '불법적 조치'를 용인하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해 12월 쌍방의 항공기가 이 섬을 둘러싸고 출격하면서 군사대결의 양상마저 보이기도 했습니다. 아시아 지역의 영토분쟁은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뿐만 아니라, 중국과 베트남 사이, 그리고 중국과 필리핀 사이에서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베트남은 미국과의 관계를 더욱 증진시킴으로써 공동전선을 구축하여 중국을 견제하려 하며, 필리핀은 일본의 개헌운동을 지지함으로써 중국에 대한 견제력을 높이려 합니다.

셋째, 미국은 버락 오바마(Barack Obama) 대통령의 재선을 계기로 자국의 '외교정책의 중심축이 아시아로 이동할 것(Pivot to Asia)'임을 예고했습니다. 이것은 오바마 행정부가 동아시아 문제에 훨씬 더 적극적으로 관여할 것임을 말하는 것입니다. 오바마 행정부는 현재 중국을 '포위'하거나 '봉쇄'하려는 정책을 채택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이 일본 및 한국과의 동맹을 강화해 중국을 견제하려 한다면 아시아 지역의 긴장은 더욱 높아질 것입니다.

넷째, 러시아는 블라디미르 푸틴의 대통령직 복귀를 계기로 아시아에 더 많은 힘을 쏟을 것임을 예고했습니다. 푸틴은 한반도와 접경한 극동러시아에 적극적으로 접근할 뜻을 보인 것입니다. 다른 한편으로 러시아는 중국과의 관계를 크게 증진시킴으로써 이 지역에 대한 미국의 진출을 견제하려 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들 열강의 움직임보다 더욱 심각하게 주목해야 할 대상은 북한의 지속적인 핵개발 움직임입니다. 지난 연말에 북한의 김정은 체제는 장거리 로켓발사를 통해 체제 출범 1주년을 자축했습니다. 로켓발사는 사실상 탄도미사일의 실험발사를 의미하며, 북한의 핵무기 운반능력이 크게 향상됐음을 뜻합니다. 북한의 핵개발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과연 주변국가들이 몇 해 안에 이를 저지할 수 있을지 의문시됩니다. 위험스런 상황이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음을 뜻합니다. 북한의 핵개발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과연 주변국가들이 몇 해 안에 이를 저지할 수 있을지 의문시됩니다. 위험스런 상황이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동북아 평화와 번영이 함께하는 힘찬 한 해가 되기를

이처럼 긴장된 상황 속에서, 한국에서는 새 정부가 오는 2월 25일 5년 임기를 시작합니다. 새 정부는 무엇보다 대외상황을 정확히 점검하고, 특히 북한의 핵개발에 대해 진지하면서도 냉정하게 평가해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기반 위에서 강온 양면의 현실주의적 정책을 집행해야 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한미동맹의 견실한 유지와 발전을 위해 기존의 노력을 계속해야 할 것이며, 다른 한편으로 중국과의 관계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이라는 대국적 시야에서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새 정부는 야당을 포함한 반대세력 또는 비판세력과의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대외정책의 수행을 위한 국내적 지지기반을 넓혀야 할 것입니다. 대외정책은 국내정치의 연장(延長)이기 때문입니다. 국내적 지지기반을 확충하지 않은 채 대외정책을 펼친다면 그 생명력에는 한계가 있기 마련입니다.

올해는 민족적으로나 국가적으로 대단히 중요한 시기입니다. 동아시아의 정세가 급변한 이 시기에 동북아역사재단은 우리 민족의 역사와 영토를 지키는 이론적 선봉이라는 사명감을 되새기면서 이 지역의 역사화해와 평화, 선린우호 분위기 조성을 위한 시대적 사명과 국민의 부름에 성실히 부응해야 할 것입니다. 새해를 맞이하여 동북아의 긴장이 완화되고 이 지역에 평화와 번영이 함께하기를 기원합니다. 아울러 국민 여러분들의 건강과 행복을 다시 한번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