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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회의 현장
현대 중국과 동아시아, 한반도 학술회의
  • 차재복 국제관계연구소 연구위원
동아시아 연구자들이 한자리에
 
재단은 지난 10월 14일 ‘현대 중국의 동아시아 전략과 한반도: 도전과 협력’을 주제로 국제 학술회의를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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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회의 전경
 
 
푸틴과 김정은의 밀착과 모스크바·베이징 전승절 행사에서 드러난 북중러 3국의 연대는 과거 소련–중국–북한 구도를 연상시킬 만큼 결속이 강화되었으며, 이는 불과 1년 사이 한반도 전략환경이 급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변화는 동아시아 질서 전환과 한국의 전략적 선택에도 직접적인 함의를 제시한다. 
 
이번 회의는 재단의 연구과제 ‘중국과 동아시아, 한반도’의 중간 성과를 점검하고 관련 주요 쟁점을 심층적으로 논의하기 위해 마련하였다. 한국·미국·중국·일본·인도·아세안(싱가포르) 등 주요 대학·싱크탱크에서 온 22명의 전문가들은 동아시아와 한반도를 둘러싼 현재진행형의 현안을 구조적으로 분석하며 다양한 정책적 함의를 제시했다. 정용상 사무총장은 환영사에서 미중 경쟁과 북중러 협력 심화 속에서 중국의 동아시아 전략과 한반도 인식에 대한 심층적 분석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역내 싱크탱크 간 지속적 학술교류를 당부했다. 
 

중국의 동아시아 전략과 한반도 
 
제1부는 중국의 지역전략과 미중 경쟁이 동아시아 질서와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을 다층적으로 조명했다. 월터 해치 교수(Walter Hatch, 콜비대학교)는 「미국의 아시아 정책: 중국 봉쇄, 동맹 압박, 패권 유지의 모색」에서, 오바마 이후 미국의 아시아 전략이 중국 견제와 동맹 압박을 통해 전략적 우위를 유지하려는 일관된 목표 아래 추진되어 왔으며 기술·경제 분리와 인도·태평양 동맹 재편이 핵심 수단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미국의 경제력 약화와 중국의 부상 속에서 이러한 전략은 역내 긴장과 불안정성을 증폭시키는 구조적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지적하며, 한국과 일본 등 동맹국의 전략적 자율성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가와시마 신 교수(川島真, 도쿄대학교)는 「중국의 대외 전략과 2024년 이후 한중일 관계」에서 중국의 대외전략이 대국 간 경쟁 관리와 주변 안정 확보를 병행하나, 타이완 문제와 한미일 협력이 중국의 경계심을 높여 구조적 긴장이 심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중일 관계가 실용적 협력과 전략적 경쟁이 교차하는 복합구조로 재편되고 있으며, 지역 안정은 미중 경쟁의 완충과 중견국 간 조정 메커니즘의 확대에 달려 있다고 보았다. 
 
류아밍 교수(劉阿明, 상하이사회과학원)는 「중미 관계와 중국의 동아시아 전략, 그리고 한반도」에서 미중 전략경쟁이 안보·경제·기술 전반에서 구조화되며 동아시아 질서를 재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협력·안정·다자주의를 기반으로 주변국과의 제도적 연계를 확대하려 하며, 한반도를 중국 외교의 핵심 실험공간으로 인식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역내 안정이 대화·위기관리·다자협력 체제의 제도화를 통해 유지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동아시아 전략구도
 
제2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강화되는 전략구도와 중견국 외교의 역할을 주요 쟁점으로 다루었다. 람펑얼 교수(Lam Peng Er, 싱가포르국립대학)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동북아에 미친 영향: 싱가포르의 시각」에서, 전쟁이 북중러 결속과 한미일 협력을 동시에 강화하며 동북아 양극화를 구조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다극질서 유지를 위한 ‘친러 중립’을, 북한은 러시아와 협력을 통해 전략적 지렛대를 확대하고 있어 역내 안보 복잡성이 증대된다고 평가했다.
 
스와란 싱 교수(Swran Singh, 네루대학교)는 「인도·태평양에서의 미중 전략 경쟁과 인도의 동아시아 전략」에서 미중 경쟁이 지역 전략의 구조적 조건을 형성하고 있으며, 인도는 비동맹 전통 속에서도 중견국 협력을 확대하며 다층적 균형전략을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견국이 참여하는 포용적 다자협력이 장기적 지역 안정의 주요 변수라고 보았으며, 한국–인도 협력이 중견국 연대의 중요한 축으로 발전할 잠재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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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회의에서 주제 발표하는 스와란 싱 교수
 

이주연 연구위원(동북아역사재단)은 「협력과 갈등 사이: 러중 관계의 특징과 전망」에서 러중 관계는 정체성 위협과 전략적 필요에 기반한 제한적 협력 구조로, 상호 불신과 비대칭성으로 인해 안정적 동맹으로 발전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관계는 북중러 연계와 한반도 정책 선택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핵심 변수라고 평가했다.
 

동아시아 질서 재편과 한국의 전략적 자율성
 
제3부 라운드테이블은 변화하는 동아시아 질서 속에서 한국의 전략적 자율성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에 초점을 맞추었다. 양갑용 박사(국가안보전략연구원)는 중국의 주변외교가 협력과 압박이 교차하는 양면성을 지니며, 한국은 중견국 협력과 지역 다자주의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동률 교수(동덕여자대학교)는 북중러 연대가 구조적 제약으로 인해 실질적 동맹으로 발전하기 어렵고, 이러한 불완전한 결속이 한반도 전략환경의 유동성을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순직 박사(서울대학교)는 미중 경쟁의 구조화, 북중러 결속 심화, 남북 대화 단절 속에서 한반도가 불안정·불균형·불통의 ‘3불 시대’에 진입했다며 단계적 남북 관계 복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조태영 고문(국립외교원)은 가와시마 교수 발표문에 대하여, 미중 경쟁과 동맹 불확실성 속에서 한국과 일본이 중국과의 대화 채널을 유지하며 외교적 자율성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지예 교수(고려대학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바라보는 각국의 상이한 인식은 국제정치 구조와 엘리트 담론에 의해 형성된다는 점을 강조하며, 냉전기 베트남의 ‘경제적 국제주의’ 전환과 이후 ‘대나무 외교’가 한국의 전략적 자율성을 모색하는 유용한 비교틀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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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예 교수의 질문에 답하는 람펑얼 교수 
 
 
종합토론에는 김한권(국립외교원), 여유경(경희대학교), 이문기(세종대학교), 최진백(국립외교원), 백우열(연세대학교), 장성일(동북아역사재단), 최필수(세종대학교), 민병원(이화여자대학교) 등 발표자·토론자 전원이 참여해, 동북아의 구조적 양극화 속에서 중견국 협력, 다자 대화, 위험관리 메커니즘의 제도화가 한반도 안정의 핵심 과제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재단은 이러한 논의 결과를 토대로 분석을 더욱 심화하여, ‘중국과 동아시아, 한반도’를 주제로 후속 연구도서를 발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