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직원 여러분, 2026년 병오년 붉은 말띠의 해가 힘차게 밝았습니다. 예로부터 붉은 말의 해는 열정과 추진력, 그리고 앞을 향해 거침없이 달려 나가는 기운을 상징한다고 합니다. 올해 창립 20주년을 맞이하는 우리 재단의 새로운 도약과도 잘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재단은 지난 시간의 성과를 되풀이하는 데 머무르기보다, 앞으로의 역할과 방향을 보다 분명히 설정해야 하는 시점에 와 있습니다. 급변하는 국제 환경과 기술 변화 속에서 역사 연구와 정책 대응의 방식 역시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올해는 이러한 흐름을 냉정하게 진단하고, 재단이 어떤 준비를 통해 다음 단계로 나아갈 것인지 구체적인 해답을 만들어 가야 하는 해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올해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인공지능 시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AI센터를 신설한 것입니다. AI센터는 ‘AI 기반 역사·문화 대응 연구’를 중심으로, 국내외적으로 대한민국의 입장을 세계에 보다 효과적으로 알리고자 합니다. 기술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정보 생산·유통 방식도 급격히 달라지고 있는 만큼, 인공지능을 활용한 역사 왜곡 대응은 재단의 필수 과제가 되었습니다. AI 역사왜곡 대응 센터는 이러한 변화 속에서 재단의 대응력을 한층 높이고, 정확한 역사 인식이 국내외에 올바르게 확립되도록 뒷받침하는 핵심 조직이 될 것입니다.
저는 2년 전 부임하면서 몇 가지 비전을 제시했습니다. 그 중 하나가 낙후된 업무 시스템을 개선함으로써 직원 여러분들이 불필요한 부담에서 벗어나 본연의 업무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들자는 것이었습니다. 지난해부터 준비해 온 업무관리 디지털 플랫폼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실행되기 시작했습니다. 시스템 혁신은 단순한 편의 개선을 넘어, 재단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조직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중요한 기반입니다.
두 번째 과제로 저는 그동안 재단이 축적해 온 지식과 정보를 더 많은 국민들과 공유하자는 비전을 제시했습니다. 그 일환으로 대중 소통형 콘텐츠를 확대하며 재단의 사회적 영향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초창기에는 유튜브 조회수가 1천 회만 넘어도 “대단하다”고 할 정도였지만, 이제는 4만 회가 넘는 영상이 나올 정도로 성장했습니다. 히글, 줌인, 그리고 동북아역사포커스와 e-book 등이 꾸준히 성과를 내며 재단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 주고 있습니다. 이는 직원 한 분 한 분의 기획력, 연구 역량, 실행력이 축적되어 만든 결과입니다. 올해는 그 노력이 더욱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하겠습니다.
지난해 창립기념식에서 저는 우리 재단이 글로벌 싱크탱크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국제적 연대와 네트워크를 한층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역사 문제는 우리만의 과제가 아니라 국제사회가 함께 바라보는 사안이며, 특히 독도나 ‘위안부’ 등의 문제는 제3자의 공감과 지지가 뒷받침될 때 비로소 더욱 강력한 효과를 갖게 됩니다. 새해를 맞이한 우리는 이 성과를 단순히 반복하는 데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지난해 쌓아 올린 국제적 협력의 경험을 토대로, 올해는 더욱 전략적인 연대와 더 넓은 범위의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합니다. 국제무대에서 우리의 목소리를 보다 설득력 있게 전달하기 위해 외연을 확대함과 동시에 연구의 질적 수준을 높이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국제사회와의 협력 방식도 더욱 다양화하겠습니다. 단순 교류를 넘어 공동연구, 장기적 협력체계 구축, 제3국 전문가들과의 다층적 네트워크 형성을 통해 재단의 영향력을 실질적으로 강화해 나가야 합니다. 이러한 활동 하나하나가 쌓여 재단의 브랜드 가치와 국격을 높이는 중요한 발판이 될 것입니다. 글로벌 싱크탱크로의 도약은 어느 한 사람의 힘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여러분 한 분 한 분의 전문성과 헌신이 모이고 쌓일 때 더 큰 결실로 이어질 것입니다. 지난 2년 동안 우리가 만들어낸 흐름과 동력을 바탕으로, 2026년에는 국제화의 성과를 더욱 체계적이고 가시적으로 확장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저는 올해가 ‘동북아역사재단 2.0’의 실질적인 원년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도약의 힘은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우리 내부의 협력과 상생에서 비롯됩니다. 연구와 행정이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며 같은 방향을 바라볼 때, 우리는 비로소 강한 조직이 됩니다. 재단 안에 아직 소모적 갈등이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갈등 또한 발전의 또 다른 과정입니다. 중요한 것은 갈등이 더 나은 결과로 이어져야 한다는 점입니다. 모든 일을 역지사지 한다면 서로를 좀 더 너그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배려와 신뢰를 바탕으로 힘을 모은다면 어떤 외부 환경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성장하는 재단이 될 것입니다.
지난 20년의 성과를 발판 삼아 병오년 붉은 말의 기운처럼, 재단도 앞을 향해 더 멀리, 더 빠르게, 더 힘 있게 도약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임직원 여러분의 노고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리며, 새해에도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시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