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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소 소식
현재가 된 과거 : 역사의 기록으로 내일을 만든다
  • 조윤수, 재단 일본군‘위안부’연구센터 연구위원

현재가 된 과거 :  역사의 기록으로 내일을 만든다


재단 동북아역사넷(http://contents.nahf.or.kr)이 올해로 데이터베이스 구축 10년을 맞이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으로 인해 재단 자료실을 방문하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재단은 언택트 시대에 발맞추어 동북아역사넷의 서비스 콘텐츠를 보완·확장하여 연구자뿐 아니라 일반인도 편리하게 웹사이트를 이용하도록 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한일 갈등의 근원이라 할 수 있는 한일회담과 관련된 한국과 일본의 공문서, 일본군위안부자료 중 전범 관련 자료들의 추가 공개를 계획 중이다. 재단이 동북아역사넷을 통해 제공하는 동북아 역사 현안과 관련된 도서, 문서, 유물·유적, 연구 자료, 법령, 고지도 등 다양한 자료가 역사 이해와 바른 역사 정립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138개월 한일회담의 첨예한 갈등 속으로 들어가다

동북아역사넷에 게재된 한일회담 관련 자료는 한국, 일본, 미국의 공문서들이다. 외교문서는 국가 간의 관계나 당대의 대외 인식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이지만, 그동안은 접근하기가 쉽지 않았다. 특히, 해방과 건국 초기인 1945년부터 1953년까지의 기록은 한국전쟁이라는 특수한 상황이 있었기 때문에 보존 상태가 좋지 않아 그 자료를 읽는 것부터 간단하지 않다.


동북아역사넷은 한일회담 외교문서의 작성자, 날짜 문서 종류, 간단한 내용 등의 해제解題와 원문 이미지를 제공하고 있다. 이미 재단은 한국 외교문서 35,000장 중 약 70%에 달하는 내용을 텍스트화하여 이용자의 열람 및 검색 편의성을 높였다. 새롭게 입력한 문서 중에는 1951년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이 체결되기 전, 1949년 한국 정부가 일본을 상대로 배상을 요구한 대일배상요구조서對日賠償要求詔書가 있다. 1949315대일배상요구조서 1: 현물반환요구가 발행되었고, 91일에는 2·3·4부를 수록한 대일배상요구조서()으로 두 권이 간행되었다. 한일 과거사 문제를 배상의 개념으로 진행하기 위해 작성한 가장 체계화된 기초 자료다. 한일 회담의 성격이 배상에서 청구권으로 변하기는 했으나, 이 자료는 청구권 교섭의 출발점이자 한일 과거사 처리를 고찰하는 데 결정적 의미를 가진 최상급의 자료라 할 수 있다. 19533차 회담 결렬 후 한국 외교부가 대일 청구권 전략을 보완하면서 2권을 1권으로 정리했다. 1954년과 1949년 판은 페이지와 표기 방식 등에서 차이가 있지만 내용상 차이점은 없다.


미국 문서를 통해서도 당시의 한··3국의 관계를 살펴볼 수 있다. 강제동원 피해자 문제, 일본군위안부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어김없이 등장하는 것이 바로 한일협정이다. 한일청구권협정에 무상원조 3억 달러·유상원조 2억 달러는 어떻게 등장한 것인지, 개인청구권에 대해 양국 간에 어떤 논의가 있었는지, 한일협정을 맺는 과정에서 한국과 일본의 기록이 다르다면 어떻게 다른지를 비교해 볼 수 있다. 한편, 동북아역사넷에는 국사편찬위원회가 수집한 한일회담 관련 미국 문서도 게재되어 있어, 이를 통해 미국의 한일관계에 대한 인식도 상세히 살필 수 있다.



 

현재가 된 과거 :  역사의 기록으로 내일을 만든다

 

 

일본군위안부는 왜 반인도적 범죄 행위인가

일본군위안부문제는 21세기인 지금도 여전히 중요한 숙제다. 피해자들은 여전히 일본에 사죄와 반성을 요구하고 있다. 재단은 일본군위안부관련 자료 목록에 전범 재판과 관련된 문서들을 정리해서 추가했다. 이 사료는 위안부강제 동원 진상 규명에 앞장서고 있는 여성들의전쟁과평화자료관WAM(https://wam-peace.org)에서 제공받았다.


그리고 네덜란드, 중국, 괌에서 이루어진 전범 재판 기소장과 판결문도 추가했다. 이 자료는 네덜란드령 동인도에서 벌어진 일본군위안부피해 실태를 다면적으로 보여준다. 네덜란드 바타비아(현재 자카르타, 네덜란드가 인도네시아를 식민 지배할 때 부른 명칭) 재판 문서를 보면 여성들을 강제 납치하여 위안소에 수용시킨 일본군 병사와 관계자가 10년 이상의 징역형이나 사형을 선고받았다. 중국과 괌 재판에서도 여성들을 협박하고 연행하여 위안부를 강요한 전범이 사형에 처한 사례를 볼 수 있다. 판결문을 보면 당시의 인권 의식이 오늘날처럼 높지 않았음에도 일본군위안부피해가 심각한 인권 침해이며 전쟁 범죄라는 사실이 명확하게 드러나 있다. 다만, 전범 재판 관련 자료는 네덜란드와 중국인 피해자에 관한 것으로, 한국인 피해자가 다수임에도 관련 자료는 없다. 피해자 중에는 이름조차 남기지 못하고 떠난 사람들이 많다. 일본군위안부문제의 실태를 밝히고 기록을 정리하는 작업은 앞으로도 지속해서 진행할 예정이다.


    

한일 역사 전쟁의 최전선 강제동원 피해자 문제, 일본의 산업유산으로 역사를 왜곡하다

방송 프로그램이나 영화를 통해 잘 알려진 군함도는 나가사키 근처에 위치한 섬으로 1940년대 대규모 강제동원이 이뤄진 곳이다. 20157월 일본은 이 시설을 근대 산업시설이라는 명목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했다. 일본 정부는 등재 조건으로 한국인 등 여타 국민이 본인의 의사에 반해 동원되어 가혹한 조건하에서 강제로 노역한 사실을 이해할 수 있도록 조치한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그들은 이 약속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 일례로 일본 정부는 후속 조치의 일환으로 20203월 도쿄에 산업유산정보센터를 개관했다. 그런데 한국인 등을 강제 노역시킨 사실이 빠져있는 것은 물론, 당시 민족 차별이 없었다는 증언을 전시했다. 일본의 아사히신문은 일본 정부가 약속을 이행했다고 보기 힘들다는 사설을 게재했다. 재단은 <일본의 산업유산, 왜곡의 현장과 은폐된 진실>이라는 국·영문 웹페이지를 만들어 일본 근대산업유산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역사는 현재의 시각에서 함부로 재단할 수 없다. 한일 관계에 대한 문제도 당시의 시대적 상황을 이해하며 긍정부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비판은 필요하지만 그 근거는 항상 명확해야 한다. 동북아역사넷이 제공하는 문서 속에서 당시의 진실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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