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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2018 전국 중·고등학생 독도체험 발표대회 참가기 찬란했던 우리의 100일
  • 이재환 (전라북도 고창군 영선중학교 교사)

「동해랑, 독도랑, 우리랑」의 시작

2018 전국 중·고등학생 독도체험 발표대회 참가기 찬란했던 우리의 100일봄의 끝과 초여름의 시작을 알리던 지난 5월, 5명의 학생과 지도교사 1명이 모여 ‘동해랑 독도랑 우리랑’이라는 자율 동아리를 만들었다. 시작이라는 단어는 언제나 설렘과 동시에 걱정을 동반한다. 평범하기만 한 우리가 ‘대한민국의 영토, 독도를 알리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라는 막연한 걱정으로 동아리 활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뒤돌아보니 우리는 함께였기에 해낼 수 있었고, 위대한 결과를 이뤄낼 수 있었다.

 

우리는 유난히 무더운 2018년의 여름을 함께 보냈다. 찌는 듯한 더위와 함께 매미 울음소리를 들으며 향한 서울 홍보 활동에서는 손수 제작한 피켓을 들고 곳곳을 누비며 열심히 독도 홍보 활동을 했다. 먼 거리는 지하철로, 가까운 거리는 도보를 병행하며 타는 목마름 속에 지치고 힘들었지만, 몇몇 분들의 작은 격려가 우리에겐 힘이 되어 힘차게 서울 홍보 활동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그 후 주말을 반납하고 이른 아침부터 저녁까지 장장 9시간에 걸쳐 독도 벽화를 그리기도 했다. 온몸에 페인트를 묻히면서도 신나는 음악을 들어가며 완성한 독도 벽화는 무척 멋졌다. 또한, 우리는 학교 중앙 현관 계단에 독도의 역사와 우리의 이름을 새겨 ‘독도 계단 띠’를 붙였고, 독도 벽화와 계단 띠가 어우러진 푸른 빛에 뿌듯했다. 2차 고사가 끝난 후에는 우리 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독도 심벌마크 공모전’을 열어 스티커 투표로 우수작 2개를 선정하여 중앙 현관 유리에 글라스 페인팅을 작성했다. 이는 문 앞을 지나가는 학생들이 독도에 대해 한 번 더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또한 ‘독도에게 전하는 메시지 캠페인’은 많은 학생뿐만 아니라 여러 선생님의 참여로 원활하고 성대하게 마칠 수 있었다. 우리는 독도 물병을 디자인하고 제작하여 배부하였고, 우리가 직접 출제한 독도에 관한 문제들로 진행한 ‘독도 골든벨’을 끝으로 100일간의 활동을 마무리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 동안 우리는 독도에 대한 뜨거운 열정으로 무더위를 이겨내고 모든 활동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우리의 100일은 눈부시고 아름다웠으며, 전국 15개의 동아리에만 허락된 본선 대회에 당당히 나갈 수 있게 되었다.

 

 

「독도는 우리땅」 홍보

2018 전국 중·고등학생 독도체험 발표대회 참가기 찬란했던 우리의 100일10월 26일 이른 아침, 우리는 본선 대회 장소인 서울로 출발했다. 학교에서 정읍역으로 이동하여 1시간 반가량 SRT를 타고 수서역에 도착하였고, 지하철로 대회 장소인 올림픽 공원에 도착했다. 예선을 통과한 15개 학교 학생들이 하나, 둘 모이기 시작했다. 이 많은 사람이 모두 ‘독도’라는 한 주제로 모였다고 생각하니 경쟁을 넘어 모두가 하나라고 느꼈다. 가장 먼저 독도 홍보 활동을 위한 피켓 제작이 팀 미션으로 주어졌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단 100분. 분주한 마음으로 어떻게 제작할지 차근차근 정했다. ‘독도가 우리 땅인 것은 알고 있으나 이를 되새길 기회가 많지 않고, 독도를 지키는 일이 어렵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라고 생각한 우리는 시민들과 함께 캠페인 활동을 진행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많은 이들에게 독도에 관한 관심을 상기하기 위해 첫 번째 피켓에는 독도가 우리 땅임을 알리는 내용을 3개 국어로 써넣었고, 두 번째 피켓에는 손으로 누르면 독도에 에너지를 전달하는 독도 버튼을 만들었다. 무사히 시간 안에 홍보지 제작을 마친 우리는 한성백제박물관으로 이동하여 서울 시민을 대상으로 홍보 활동을 시작했다. 특히 현장에서 만난 외국인들에게 서툰 영어로 말을 건넸음에도 불구하고 흔쾌히 3개 국어로 독도가 우리 땅임을 함께 외치고 우리 사진을 찍어 갔을 때 큰 성취감과 보람을 느꼈다. 특히 가족 단위 관람객이 캠페인에 많이 동참해 주셨는데, 그분들의 격려와 참여 덕분에 추운 날씨에도 기쁜 마음으로 활동할 수 있었다.

 

홍보 활동을 성공적으로 마친 우리는 다른 학교 학생들보다 일찍 모여 발표를 준비했다. 다른 참가자들은 발표 내용을 미리 PPT로 준비해왔지만, 우리에게는 사전 공지가 잘되지 않아 크게 당황했다. 하지만 불안감을 떨치고 남은 시간 동안 최선을 다해 PPT 발표 자료와 발표 시나리오를 만들기 시작했다. 다행히도 그동안 해온 활동에 대한 자료를 잘 정리해 놓았고 동아리원들이 독도에 대한 지식이 풍부하여 무사히 준비를 마칠 수 있었다. 처음 발표를 시작할 때는 떨리고 긴장되는 마음에 약간의 실수도 했지만 동아리원들이 서로 다독여주어 편안하게 발표할 수 있었다. 발표를 마친 후에는 다른 학교들과 함께 교류의 시간을 가졌고, 밤 11시가 넘어서야 그렇게 특별한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대망의 시상식 그리고 평화상

2018 전국 중·고등학생 독도체험 발표대회 참가기 찬란했던 우리의 100일다음 날 아침 동북아역사재단에서 준비한 서울 역사 답사에 참여하기 위해 버스를 타고 광화문 일대로 이동했다. 5개 학교씩 3코스로 나누어 서울 역사 유적지를 답사했는데, 우리는 1코스를 선택했다. 버스에 탑승할 때까지만 해도 추적추적 내리는 비 때문에 답사에 지장이 있을까 봐 걱정했는데, 다행히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빗줄기가 얇아지고 이내 멈추었다. 우리는 황궁우부터 대한문, 덕수궁경운궁, 배재학당, 정동교회, 중명전, 경교장까지 여러 곳을 답사했고, 해설사 선생님께서 들려주시는 역사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답사가 끝난 후 시상식이 펼쳐질 동북아역사재단으로 이동했다. 우리는 이틀간의 활동에 대한 시상식을 기다리며 손을 모으고 떨리는 마음을 다잡았다. 최고 영예인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상평화상에 영선중학교 ‘동해랑 독도랑 우리랑’이 호명되자 우리는 누구 하나 빠질 것 없이 환호성을 지르며 함께 기뻐했다. 처음 활동을 시작할 때만 해도 꿈으로만 여겼던 전국 1등의 자리가 우리에게 주어진 것이다. 눈물이 핑 돌고 어안이 벙벙했다. 우리가 모두 함께이기에 받을 수 있었던 ‘평화상’은 그 무엇보다 값진 것이었다. ‘독도’라는 주제로 우리가 하나 되고, 모두가 최선을 다할 수 있었기에 행복했다.

 

뒤돌아보면 100일 동안 펼친 우리의 활동이 완벽했다고 확언할 수는 없지만, 매 순간 최선을 다했고 즐거웠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독도체험 발표대회를 위한 우리의 활동은 이 기고문으로 마무리될 테지만, 우리 ‘동해랑 독도랑 우리랑’ 동아리는 앞으로도 동해와 독도가 우리의 영해와 영토임을 알리기 위해 멈추지 않고 달려나갈 것이다. 뜨거웠던 2018년 여름, 그리고 가을. 그 찬란하고도 값진 시간을 ‘동해랑 독도랑 우리랑’과 함께할 수 있어서 참 행운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나의 교직 생활에서도 잊지 못할 소중한 추억으로 간직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