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9일부터 30일까지 국제리더십학생협회(AISEC) 'Over HER Tears'에서 주관하고 동북아역사재단과 유네스코한국위원회가 공동으로 개최한 'The Potent Camp'에 국내외 청년들이 참여했다. 이 행사에 참여한 홍석정 양의 후기를 싣는다. _편집자 주
장래희망이 외교관이고 평소에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한일 관계에 관심이 많아서 식견을 넓힐 수 있으리란 기대로 참여 신청을 하였다. 캠프는 1박 2일 동안 나눔의 집을 방문하고, '수요집회'에 참여하는 일정으로 꾸며졌다. 또 한국, 중국, 튀니지, 홍콩, 카자흐스탄, 인도네시아 등 세계 각국에서 온 대학생들이 문화, 여성인권의 변화, 그리고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자신의 의견과 생각을 발표하고, 앞으로 이런 문제 해결을 위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첫날 참가자들은 '나눔의 집'을 방문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지하 전시관에서 본 위안소 모형이다.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은 나무여서, 밟을 때마다 '삐그덕 삐그덕' 하고 썩 좋지 않은 소리가 났다. 안내해 주신 분은 집을 지을 때 나무는 썩기 쉬워서 적합하지 않지만 기어코 나무를 쓴 것은 일본군이 운영하던 위안소가 대부분 이런 나무로 지어졌기 때문이라고 하셨다. 나와 비슷한 또래였던 어린 소녀들이 고향에서 끌려와 홀로 습기 가득한 어두운 방 안에서 점점 다가오는 '삐그덕 삐그덕' 발자국 소리를 들으며 얼마나 두렵고 무서웠을지 생각하니 부아가 치밀었다.
고 김학순 할머니께서는 "우리가 강요에 못 이겨 했던 그 일을 역사에 남겨두어야 한다."라고 말씀하셨다. 나눔의 집에 계신 할머니들께서는 다시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일을 끄집어내 잘못 알려진 사실을 바로잡고 이런 비극적인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계신다.
체험으로 깊어진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관심
수요 집회 참여도 정말 뜻깊었다. 평소 뉴스에서 많이 보았던 광경이지만 막상 내가 모여 있는 사람들 속에 들어가니 느낌이 달랐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과 학생들, 시민단체 회원들은 한 시간이 넘게 32도가 넘는 땡볕 아래서 일본에게 제대로 사과하라고 외쳤지만, 창문에 걸린 블라인드를 모두 내리고 외면하는 일본의 태도는 마치 과거에 저지른 잘못을 아예 덮어버리려는 듯하여 원망스러웠다.
지리·문화·역사적으로 밀접한 한국과 일본의 관계는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것이고, 과거에 얽매여 미래 한일관계에 차질이 생기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은 일본이 과거 저지른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한다는 것이 전제될 때에 비로소 가능한 것이다.
이번 캠프를 통해 국제사회에 '위안부' 문제에 대해 알리는 것은 외교사절, 시민단체, 인권운동가에 한정된 것이 아니며 청소년도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느꼈다. 더 나아가 적극적인 태도로 세계에 알리는 것이 대한민국을 이끌어 나갈 우리 청소년들이 해야 할 사명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