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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 새 책
발해의 역사와 문화 '황제국' 발해 동북아 해상무역 강자로 군림
  • 제2연구실 연구위원 임상선

동북아역사재단은 발해사에 대한 국내 학계의 최근연구 성과를 집대성한 『발해의 역사와 문화』를 펴냈다. 발해사 전체를 발해의 건국, 발해의 변천과 융성, 발해의 멸망과 부흥운동, 발해의 대외관계와 제도, 발해의 사회·경제, 발해의 문화, 발해사 관련 자료와 인식의 7개 장으로 나누고, 다시 각 장별로 주제를 설정하여 재단의 연구위원을 비롯한 22명의 관련분야 전문가가 집필하였다. 이와 같이 본서는 국내 학계의 최신 연구 성과를 반영하고 있지만, 중국·일본·러시아의 전문가도 참여하는 등 학문상의 균형감을 유지하고 있다. 집필에는 재단의 연구위원 등 22명의 관련분야 전문가가 참여하였고 중국·일본·러시아의 전문가도 참여하여 학문상의 균형감을 유지하였다. 본서에서는 발해가 당나라의 지방정권이었다는 중국 측의 연구성과를 비판하면서 자주적 왕조였음을 학술적으로 규명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먼저 당시 동아시아의 질서가 당 중심이었지만, 이러한 국제적 환경이 발해가 당나라의 지방정권을 증명하는 근거는 아니다. 책봉은 주변 왕조에 대한 외교적 승인행위 이외의 다른 의미는 아니었다.
다음으로 발해는 독자적 연호와 시호(諡號)를 사용하였으니, 중국의 정사인 ‘신당서’에서는 이러한 발해의 움직임이 ‘사사로이’ 한 것이라며, 발해의 자주성을 인정하고 있다. 또 발해는 황상(皇上)을 자칭하는 황제국이었다. 대외적으로도 일본에서 스스로를 부여의 유속(遺俗)이 있는 ‘고려국(高麗國)’으로 자칭하였다.
마지막으로 발해인이 당에서 치른 과거시험은 외국인에게 자격이 주어지는 빈공과였음은 발해가 당의 지방정권이 아님을 보여주는 명백한 증거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와 함께 본서는 발해의 국제교역로로 ‘일본도(日本道)’ ‘신라도(新羅道)’ ‘조공도(朝貢道)’ ‘영주도(營州道)’ ‘거란도(契丹道)’ 등 다섯 개 교통로를 사료를 통해 재현해 냈는데, 동북아역사재단 윤재운 연구위원은 발해가 선박의 규모가 최대 300톤에 이르는 등 해상무역의 강국이었으며 당과 120여 회, 일본과 34회의 공식 외교 사절단을 파견했을 정도로 해외교역에 활발했음을 밝히고 있다.(‘발해의 대외 교통로’ 사진)
또 이 책에서는 문화사적 비교연구 발해와 고구려의 연관성을 밝히는데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고광의 박사(동북아역사재단)는 등의 사료를 <속일본기(續日本紀)> 통해 발해의 언어가 고구려어였음을 밝혔고, 조계종 임석규 연구원은 발해의 토기와 자기가 고구려의 것으로부터 시작되어 당의 영향을 받았음을 규명했다. 또 전현실 박사(가톨릭대)는 발해의 주거문화가 고구려의 온돌 형식을 발전시킨 것이라는 점 등이 그것이다.

국제교류어·온돌에 깃든 고구려 문화의 흔적

특히 발해가 국제교류에서 고구려어를 사용하였을 것이라는 주장은 새롭다. 동북아역사재단 고광의 연구위원은 “기록에 의하면 739년 발해 사신 이진몽 일행이 일본에 당도하여 이듬해 정월 조회에 참석하였는데 발해 사신과 함께 ‘신라학어’라는 통역사가 나란히 서 있었다고 한다. 신라학어란 언어를 배우고자 신라로부터 일본에 파견된 학생으로 발해 사신의 통역을 담당하기 위하여 배석한 인사였을 것이다. 발해 사신들과 신라학어의 언어가 서로 소통가능 해 취해진 조치로서, 발해 사신이 사용한 말이 신라어와 통하는 고구려어를 사용하였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 책에서는 중국의 연구 성과도 소개하고 있다. 중국의 발해사연구의 토대는 『발해국지장편』을 저술한 김육불(金毓, 1887~1962)에 의해 마련되었는데, 그는 일제시기부터 발해사를 중국의 동북지방사에 넣고, 역사상으로 동북이 처음부터 중국의 영토임을 설명하여 학문적으로 발해사가 중국사임을 규명하고자 하였다. 현재 중국에서 발해가 중국의 唐 왕조 관할하의 소수민족지방정권이고 중국역사의 한 부분이라는 원칙을 바탕으로 발해사를 연구하고 있는 것도 김육불의 주장과 맥을 같이 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중국 측에서 세계문화유산등록 준비를 하고 있는 발해 유적도 본서에서 구체적으로 밝혀졌다. 즉 흑룡강성의 상경성유적과 삼릉둔발해왕릉, 길림성에서는 화룡 서고성 용두산고분군, 훈춘 팔련성, 돈화 육정산고분군이고, 이들에 대한 발굴은 2005~6년 기본적으로 마무리 되고 현재 보수작업과 보고서편찬 작업 중이라고 한다.
중국과의 역사 갈등 문제로 발해사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기는 하였으나 그에 대한 체계적인 대응이 부족한 현실에서, 이 책은 국내 학계의 발해사 연구성과의 집성인 동시에 중국의 발해사 왜곡에 대한 학문적 비판이기도 하다.
또한 본서는 전공자만 아니라 일반인이나 학생들이 알고 싶어하는 다양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고, 읽어가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발해의 역사와 문화가 한국사의 중요 구성요소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김용덕 이사장은 발간취지를 “발해사는 한중 학계의 인식차가 가장 큰 분야의 하나인데, 중국의 동북공정에 대응하고 한국 고대사에 대한 올바른 역사인식을 확립하기 위한 사업의 일환으로 이 책을 발간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