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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리포트
프랑스에서 계속되는 한국학 붐
  • 피에르 엠마뉘엘 후(Pierre-Emmanuel Roux) 파리시테대학교(Université Paris Cité) 부교수

파리시테대학교 한국학과 사무실 전경

파리시테대학교 한국학과 사무실 전경


프랑스에서 인기 있는 한국학

  프랑스 내 한국학은 지난 20년간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해왔다. 이러한 발전은 한국 문화의 세계적인 인기와 동아시아에 대한 일반적인 관심으로 설명할 수 있다. 한 가지 예를 들자면, 2000년대 초반만 해도 프랑스 내 한국학 프로그램은 매년 10~15명 정도의 신입생을 유치하는 데 그쳤는데, 최근 몇 년 동안은 지방에서도 매년 1,500~2,500명의 신입생이 지원할 정도로 대학 입학 경쟁이 치열해졌다. 이러한 상황은 재단 소식지인 동북아역사재단뉴스20239월호에 실린 앤더스 칼슨 교수의 글 영국에서의 한류와 한국학을 떠올리게 한다. 칼슨 교수의 말처럼 유럽에서 오랫동안 중국학과 일본학에 가려져 있던 한국학이 이제는 가장 많은 학생이 몰리는 인기학과가 되었다.

    

『한국 역대 행정-관직 총람(Répertoire historique de l’administration coréenne)』 온라인 페이지

『한국 역대 행정-관직 총람(Répertoire historique de l’administration coréenne)』온라인 페이지

 

프랑스 내 한국학의 역사 엿보기

  1670년 헨드릭 하멜(Hendrik Hamel)하멜 표류기가 프랑스어로 번역되었는데, 프랑스에서 이 책은 19세기까지 한반도에 대한 주요한 지식의 원천이 되었다. 20세기에 접어들면서 가톨릭 선교사들과 외교관들의 노력으로 한국에 대한 훨씬 더 완전한 그림이 그려졌다. 이들의 저서 중 일부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귀중한 자료로 남아 있으며, 일부는 한국어 번역본으로 출간되기도 했다. 이들 중 통역가이자 교수였던 모리스 꾸랑(Maurice Courant, 1865 ~ 1935)은 프랑스 한국학의 창시

자로 꼽힌다. 1892년에 완성된 그의 한국 역대 행정-관직 총람(Répertoire historique de l’administration coréenne)은 디지털화 및 팩시밀리 형식으로 온라인에서 볼 수 있으며, 서양어로 된 한국사 용어집 중 가장 완벽한 자료로 남아 있다. 1950년대 파리의 두 대학에 한국학 프로그램이 도입되었으며, 1980년대부터 지방으로 확산되기 시작하였다.

  다른 한편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CNRS, French National Centre for Scientific Research)와 같은 연구기관에서도 처음으로 한국 전문가를 채용했다. 당시의 연구 동향은 주로 전근대 문학과 역사, 그리고 언어학에 집중되어 있었다. 지금은 학부 과정에 한국학과(또는 섹션)를 개설하고 정규

커리큘럼을 제공하는 대학이 늘어나면서 상황이 크게 달라지고 있다. 파리의 몇몇 대학은 대학 및 대학원 학위까지 제공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도서관에서 한국 관련 중요한 장서들을 이용할 수도 있다. 정년 보장 교수직이 늘어나면서 학생들은 역사, 지리, 정치, 인류학, 종교와 사상, 문학, 언어학 등 다양한 전공을 접할 수 있게 되었다.

    

프랑스에서의 한국학과 및 고등교육기관의 한국어 교육 프로그램 현황

프랑스에서의 한국학과 및 고등교육기관의 한국어 교육 프로그램 현황


단결이 힘을 만든다

  프랑스 한국학자들은 대학교육 및 연구분야에서 한국학을 발전시키려는 치열한 의지를 표출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3개의 학술 단체를 만들 정도로 강한 공동체 의식을 공유하고 있다. 1985프랑스 한국학회(AFPEC, French Association for Korean Studies)’가 처음 설립되었고, 2009년에는 한불 언어문화교육자협회(AFELACC, French Association of Teachers of Korean Language and Culture)’가 그 뒤를 이었다. 그리고 2017년에는 독립운동사 한불연구회(LĪBERTĀS)’가 설립되었다. 프랑스 한국학자들의 팀워크는 파리의 3개 기관이 연합체를 구성해 최초의 불어권 한국 연구 네트워크인 불어권 한국 연구 네트워크(RESCOR, Réseau des Études sur la Corée)’를 설립하는 성과도 낳았다. 이 연합체는 차세대 불어권 한국학자를 양성하기 위해 2010~2020년까지 한국학진흥사업단의 해외한국학중핵대학(KSPS, Korean Studies Promotion Service)’에 선정되어 아낌없는 재정 지원을 받고 있다. 다양한 장학금을 지급하고 블로그와 웹사이트를 개설해 국내에서 가장 방대한 프랑스 학술논문, 서적, 번역서, 미발표 논문 데이터 베이스를 구축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활동이 중단되었고, 현재 새로운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불어권 한국 연구 기관 홈페이지

불어권 한국 연구 기관 홈페이지



프랑스 한국학의 향후 전망

  프랑스 한국학은 이제 유럽 한국학의 한 축을 담당하게 되었다. ‘유럽 한국학회(AKSE, Association for Korean Studiesin Europe)’유럽 한국어교육자협회(EAKLE, European Association for Korean Language Education)’는 앞서 언급한 프랑스 한국학회(AFPEC)’독립운동사 한불연구회(LĪBERTĀS)’와 마찬가지로 파리시테대학에 사무실을 두고 있다. 또한 프랑스의 한국어 교육은 교수진과 학생 수에 있어 유럽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파리에만 20명 이상의 전임 교수진과 정교수급 연구원이 학술기관에 등록되어 있다.

  이와 같이 많은 한국학자들이 집중되어 있는 것은 유럽은 물론 북미에서도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프랑스 한국학은 중국학이나 일본학에 비해 전문가 수와 전체 자원면에서 크게 뒤처져 있다. 따라서 프랑스 내 한국학을 중국학과 일본학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은 앞으로 몇 년 동안 어렵지만 흥미로운 도전이 될 것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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