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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이 연구
한·중 문화 충돌의 원인과 해법은?
  • 김인희, 재단 북방사연구소 연구위원



·중 문화 충돌 원인과 해법 모색 학술회의 개최

재단은 지난 924() 대회의실에서 한·중의 문화 충돌 원인과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학술회의를 개최하였다. 일찍이 헌팅턴은 문명의 충돌(The Clash of Civilizations and the Remaking of World Order)에서 이데올로기 대립에 억눌려 역사 흐름의 표면에 나타나지 않고 있던 문명 간의 갈등이 이제부터 수면 위로 터져 나올 것이다. 억누르는 힘이 강하고, 억눌려 있던 기간이 길었던 만큼 그 분출도 힘찰 수밖에 없다.”라고 전망한 바 있다.


본 학술회의에서는 문화 충돌의 원인을 신자유주의로 표상되는 글로벌 체제의 소비 구조 속에서 벌어지는 세계적 현상으로 보고, 중국의 민족주의와 중국 정부의 정책과 관련하여 한·중 양국의 문화 충돌을 점검하고,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대안을 찾고자 하였다. 학술회의 발표자와 논문 제목은 표와 같다. 토론에는 김일권 교수(한국학중앙연구원), 박장배 소장(재단 북방사연구소), 심승구 교수(한국체육대학교), 유상철 소장(중앙일보 중국연구소)이 참여하였다.

 

    

발표자 제목 소속
임동욱 세계화와 문화제국주의: 문화 소비, 문화 교류와 문화 충돌의 이중주 광주대 명예교수
박정수 중국 민족주의와 동아시아 문화 갈등 전 한양대 연구교수
윤경우 중국의 '한류' 수용과 저항 태도 국민대 교수
김인희 시진핑 정부의 문화 정책과 한중의 문화충돌 재단 연구위원
박영환 한중 문화 교류와 충돌 단오절 논쟁 어떻게 볼 것인가? 동국대 교수
신종원 중추절의 신라 기원설과 문화 발명권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
구도영 한중 문화교류사에서 고려·조선 접선(摺扇)의 의미 재단 연구위원
권혁희 한·중 간 문화유산의 기원 논쟁과 문화다양성·지속가능성을 위한 제안 강원대 교수

 

 

·중 문화 충돌의 원인은 무엇인가

발표자와 토론자들의 견해를 종합하면 원인은 다음과 같다. 첫째, 중국의 독특한 문화관이 원인이다. 김인희 연구위원은 고대 중국에서 문화는 고급, 선진, 문명을 의미하였다. 고대 중국인들은 중국만이 문화를 창조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 다른 민족은 중국 문화의 영향으로 야만을 벗어날 수 있었다고 생각하였는데, 이러한 관념은 현대에도 영향을 미쳐 중국인들은 한국 문화는 모두 중국에서 기원하였다고 주장한다.”고 하였다.


둘째, 중국 정부의 의도적 개입이 원인이다. 박영환 교수는 단오 기원 논쟁은 굴원을 찾기 위한 운동이 아니라 중국 내 유교부흥운동이 원인이라고 하였다. 윤경우 교수는 한국의 문화 콘텐츠가 중국 내에서 열풍을 일으킬 때면 어김없이 자국 문화산업 보호를 이유로 새로운 규제 정책을 등장시켜 한국 콘텐츠의 진입에 제동을 걸었음을 지적하였다. 두 발표자는 중국의 단오 논쟁이나 반한류가 시작된 것은 중국 정부가 서구 가치관의 유입을 차단하고, 젊은 층의 사회주의 이념이 희석되는 것을 막기 위한 정치적 목적과 관련이 있다고 하였다. 이에 김인희 연구위원은 시진핑 정부의 문화자신文化自信과 문화강국文化强國 정책은 실제로는 전통문화부흥정책으로, 자문화 우월주의가 2016년 사드 한반도 배치를 계기로 한국을 향하게 된 것이 최근 문화 충돌의 원인이라고 하였다.

 

셋째, 중국의 극단적 민족주의가 원인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거의 모든 발표자와 토론자가 동의하였다. 박정수 교수는 중국 민족주의는 한족을 중심으로 한 종족민족주의로 애국주의 교육을 통해 강화되었으며, 방어적 속성으로 인하여 주변국들과 문화 충돌이 심화되고 해결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되었다.”고 하였다. 윤경우 교수는 전통적 중화사상에서 발로한 우월優越의식’, 외부 세력에게 당했다는 피해의식에서 나온 우환憂患의식’, 21세기 중화민족의 부흥을 향해가는 과정에서 생겨난 초조함이 극단적 민족주의의 원인이라고 하였다.


넷째, 홍위병적 민족주의가 원인이다. 박정수 교수는 중국 민족주의가 작은 이슈에도 쉽게 극단적으로 치닫는 것은 홍위병적 민족주의가 내재되어 있기 때문이며, 최근에는 인터넷과 SNS와 같은 정보통신 기술 발달로 이런 성향이 더욱 강화되었다고 하였다. 김인희 연구위원도 애국주의 네티즌의 홍위병적 특징을 지적하고, 이들이 자국 내에서 문화로 이데올로기(정치) 투쟁을 하던 방식을 한국에 적용한 것이 문화공격이 증가한 원인이라고 하였다.

다섯째, 유네스코 문화유산제도의 국가 간 경쟁 구도가 원인이다. 권혁희 교수는 문화유산 제도의 국가 간 경쟁 구도로 인하여, 근대 국민국가 이전 문화를 공유한 한중은 경쟁이 불가피하였다고 하였다.


여섯째, 문화산업의 발달로 인한 전통문화자원 경쟁이 원인이다. 현대 문화산업은 전통문화자원을 소재로 개발하기 때문에, 전통문화 소유권 문제가 발생하였다. 임동욱 교수는 중국은 국가가 직접 문화시장에 개입하여 이념에 반하는 문화 상품을 제재하여 국가주의와 애국주의를 강화하려 하지만, 도리어 중국 문화상품의 해외 진출을 위축시키는 결과를 낳고 있다고 하였다.


 

 


 

·중 문화 충돌의 해법은

문화 충돌의 원인 중 앞 네 가지는 중국 내 요인이고, 뒤 두 가지는 양국의 문화 소유권 문제다. 중국 내 요인으로 지적된 중국의 자문화 우월주의, 중국 정부의 의도적 개입, 극단적 민족주의, 홍위병적 민족주의는 외부에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다. 이에 김일권 교수는 해결이라는 비현실적인 목표보다 현실에 맞는 대응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하였다.


이번 학술회의에서는 중국의 문화 발명권 주장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논문도 2편 발표되었다. 신종원 교수는 중국 중추절이 북송 시대에 시작된 것에 반하여 추석은 신라 시대에 시작되어, 모든 문화가 중국에서 발명되어 전파되었다는 견해를 비판하였다. 구도영 연구위원은 고려에서 시작되어 중국을 거쳐 전 세계적으로 유행한 접선摺扇에 대한 연구를 통해 한··3국이 교류를 통해 접선이라는 문화를 탄생시켰음을 지적하였다. , 문화는 누가 독자적으로 창조하는 것이 아니라 교류 속에 완성된다는 것이다.


유상철 소장은 중국 정부의 의도적 개입을 지적하고 두 가지 노력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하나는 중국의 문화 공격에 대응할 때 일반인들은 학술적인 성과에 의존할 수밖에 없음으로 연구가 활성화되어야 한다. 다른 하나는 우리의 연구 성과를 국제적으로 알려 국제적인 지지를 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문화유산제도와 관련하여 심승구 교수는 유네스코 문화유산제도의 국가 간 경쟁 구도에 대한 정비가 필요함을 지적하였다. 권혁희 교수는 국가적 성취로서 문화유산제도는 점차 작은 단위의 공동체 문화의 다양성으로 전환시켜야 한다고 하였다.


시간 제약으로 학술회의에서 충분한 토론이 이루어지지 못하였으나, 이후 도서 발간을 통해 부족한 내용을 보충하도록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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