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풍도 해전도」,1894년 8월 우키요에(浮世絵) 화가 고바야시 기요치카(小林清親) 그림
2023년 4월 풍도 앞 바다, 재단 한중연구소 연구위원 박장배 촬영
전쟁 기억을 간직한 섬, 풍도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에 속하는 풍도는 아산만 입구에 위치해 있다. 이 때문에 서해를 통해 한반도에 들어오려는 배들이 반드시 거쳐가는 섬이다. 붉은 바위가 있고 야생화가 지천에 있어 백패커들의 천국이자 자연을 사랑하는 이들이 자주 찾는 섬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으로부터 130년 전인 1894년 7월 25일, 안개로 휩싸인 풍도의 앞바다에서 일본 해군이 청나라 함선을 공격했다. 청일전쟁의 본격적인 시작이었다. 조선 왕실은 동학농민전쟁 진압을 위해 청군을 끌어들였고 청은 이를 빌미로 조선에 대한 종주권을 강화하려 했으며, 거류민 보호를 명분으로 파병한 일본은 이를 빌미로 대외 팽창정책에 박차를 가하고자 했다. 그리고 일본군의 승리로 귀결된 전쟁 이후, 동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국제질서가 완전히 재편되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130년 후인 현재, 풍도 바다는 다시 격변하는 국제관계를 걱정스럽게 지켜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