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도 AAS 국제학술대회 행사(AAS 홈페이지)
AAS 국제학술대회
Association for Asian Studies(AAS)는 전 세계에서 가장 규모 있는 아시아학 연구협회로, 1941년 설립되었으며 현재 미시간 주 앤아버(Ann Arbor)에 사무국이 위치해 있다. AAS는 매년 미국에서 국제학술대회를 3 ~4일 동안 개최하는데 규모는 가히 압도적이다. 신청자 중 약 50% 이상의 패널이 심사 과정에서 탈락하지만, 심사를 통과한 패널이 수백 팀, 여기에 속한 연구자가 3,000명 이상이다. AAS 학술대회를 통해 전 세계 3천 명 이상의 연구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학술 발표를 하며 최신 연구성과를 공유하고, 해외학계의 연구자들과 직접 교류할 기회도 얻는다. 아시아학 공유 및 확산, 네트워킹에 기여하는 최고의 학술 행사라 할 수 있다.
AAS의 4가지 지역 의회
AAS는 1970년 광대한 아시아 각 지역의 이익을 자체적으로 대표하고 이사회에서 비례적인 목소리를 보장하기 위해 ‘중국과 내륙아시아(CIAC)’, ‘동북아시아(NEAC)’, ‘남아시아(SAC)’, ‘동남아시아(SEAC)’ 등 4개의 지역구 의회를 선출하는 조직을 개편했고, 2022년에 ‘중국과 내륙아시아(CIAC)’를 ‘아시아와 내륙아시아(EIAC, East & Inner Asia Council)’로 명칭을 변경했다. 아시아 지역구 의회 이름에서 유일하게 들어간 ‘중국’이라는 특정 국가명의 노출을 없앤 것이다. ‘아시아와 내륙아시아’라는 자칫 어색해 보이는 지역 의회명은 이러한 과정의 산물이며, 이 4개 지역 구분은 현재 AAS 운영 및 학술 행사에도 반영되고 있다. 학술대회 패널이 4가지 지역적 기반을 기초로 구성되고 있다.
한국학 연구 동향
2023년 AAS는 3월 16 ~19일까지 미국 보스턴(Boston)에서 열렸다. 모두 414개의 패널이 참여했는데, 이 중 한국학 단독 패널이 24개, 한·중·일 등 동아시아 전반을 다루면서 한국도 함께 거론된 종합 패널이 39개다. 한국학은 총 63개 패널에서 발표되었다.
이를 시기별로 구분해서 살펴보면, 한국학을 다룬 전체 63개 패널 중 근현대 시기를 다룬 연구가 51개, 전근대 시기는 13개다. 24개의 한국학 단독 패널 중 전근대 시기를 다룬 발표는 3개에 불과하다. 국내에는 전근대 시기를 다루는 한국학 연구자들이 많으나 AAS 참여 비중이 낮고, 국외에 있는 한국학 연구자들은 한국 현대사에 관심이 높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국학 분야의 발표 주제는 전체적으로 국제 관계, 전쟁, 정치, 종교 등 다양하였고, 공중보건, 환경, 젠더 문제가 약진하는 가운데 문화 관련 비중이 커졌다. 동아시아 이야기를 세계에 알리는 방법, 글로벌 아시아의 경계, 미디어 검열 등의 대주제 속에서 아시아의 문화 생산이 주목되었고, 한식의 글로벌화, 한국의 드라마 및 팬덤 문화, K-팝 등 현대 한국문화 이슈가 그 논거로 자주 등장했다. 한류 이슈가 주목되는 것은 반가운 일인데, 이 기회를 통해 해외에서 한국학 또는 한국문화의 연구 범위와 주제가 더 확장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2023년도 AAS국제학술대회 코리아 리셉션(한국학 연구자들 모임)
재단 참가자의 패널 발표
필자는 재단 위가야 연구위원과 “한반도 경계인들”이 라는 주제로 패널에 참여했다. 한반도의 다문화 및 다국적 배경을 가진 ‘경계인’들의 삶과 정체성, 활동을 고대부터 조선 후기까지 시간 순으로 살펴보았다.
‘경계인’은 국가와 민족이라는 내셔널리즘을 초월해 다국적 관계 맺기와 영역을 설정해 왔던 존재들이다. 그동안 경계인적 존재는 주로 동아시아라는 지역적 범주에서 일본의 왜구(倭寇)와 같은 해상세계 사람들을 주목해왔으며, 한국사에서 명멸해 간 경계인의 존재에 대해서는 비교적 주목되지 않았다. 중심에서 멀어진 주변에 머무르며 여러 가지 변화를 야기했던 경계인이 없다는 것이 한편으로 한국 역사의 ‘정체성’, ‘경직성’ 등 부정적인 시각으로 해석되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사의 범주에서도 다양한 층위의 경계인들이 존재해 왔던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 패널은 한국의 역사를 보다 폭넓게 해석할 수 있는 기회를 얻고자 마련되었으며, 역사의 다양한 층위에서 변화를 추동해 온 한반도의 역동적인 역사 주체들의 모습을 해외학계와 공유하고자 했다.
2023년도 AAS국제학술대회 재단 패널 발표 모습
AAS 국제학술대회 참관기를 마치며
현재 AAS에서 중국 또는 일본학 연구자들의 참여 비율이 한국보다 높다. 한국학의 국제화가 좀 더 활발하게 추진되기를 바라며 AAS 국제학술대회 참관기를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