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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보고
[역사기행] 독도는 섬이다 독도 해수담수화설비 준공기념행사를 다녀와서
  • 제1연구실 연구위원 도시환

UN이 정한 '세계 물의 날'을 하루 앞둔 지난 3월 21일 '두산중공업, 독도에 담수설비 무상기증'이라는 뉴스기사를 접했다. 그 무렵 한일 양국은 5월로 개막 예정이던 국제수로회의(IHO)에서 동해표기에 대한 논의를 앞두고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었으며, 일본의 현직 관료인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오키나와 북방 담당상은 독도를 비롯한 영유권문제를 전담하는 영토담당상의 신설과 초등학교 단계에서부터 영토문제에 대한 명확한 교육의 필요성에 대해 문부과학성의 적극적인 대처를 주장하고 있던 터였다. 바로 그러한 때에 '우리 민간기업에 의한 독도의 담수설비 기증'을 알리는 기사에 담긴 함의는 필자 개인의 소회이기 이전에 시사하는 바가 크지 않을 수 없었다. 그로부터 2개월여 만인 6월 11일 독도 해수담수화설비 준공식이 열렸다.
사실 대학의 국제법 강의 중에 국제해양법 또는 한국관련 국제법문제를 다루는 시간이면 독도는 늘 가장 중심에 있는 테마이다. 그렇기 때문에 국제법학자라면 누구나 대한민국의 동쪽 끝 섬인 독도를 방문하는 꿈을 꾸게 된다.
6월 11일 오전 7시 30분 잠실헬기장을 이륙하였다. 강릉을 경유하여 울릉도에 도착하기까지 2시간 여 동안 하늘에서 내려 본 6월의 산하는 진초록의 녹음이 끝없이 펼쳐져 장관을 연출하고 있었고 동해의 쪽빛바다는 맞닿은 하늘의 뭉게구름과 어우러져 눈이 부시게 아름다웠다. 울릉도에 도착하자 곧이어 이동한 행사장에서 준공기념식이 개최되었다.
준공식이 끝난 후 주민들과 어우러져 점심식사를 한 후, 12시 30분 여객선으로 독도로 이동하였다. 오후 2시 독도 선착장에 접안하여 드디어 독도에 입도하였다. 1년 365일중 바로 독도에 입도할 수 있는 날이 통상 20일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하니 이 또한 신께 감사드리지 않을 수 없었다. 여객선에서 바라볼 때와는 달리 실제 입도해서 육안으로 보게 된 독도는 그야말로 "암석"이 아닌 18만㎡ 규모의 천혜의 비경을 간직한 "섬"이었다.
독도에 입도하자 선착장에 도열한 독도경비대원들이 힘찬 경례로 우리를 맞이했고 반가운 악수를 나누었다. 독도파수꾼으로서 이들의 건강한 얼굴엔 자랑스러움이 묻어났고 짧은 대화속에는 신뢰감이 전해졌다. 독도지킴이 김성도씨는 기자단과의 바쁜 인터뷰 가운데서도 독도를 대표하는 포토라인이 삼형제굴바위 앞이라며 실장님과 필자를 인도하여 함께 기념촬영을 하였다. 30여년 독도지킴이로서 외롭게 살아오셨음에도 강단과 관록이 묻어나는 구릿빛 얼굴의 건강하신 모습에 더하여 방문단을 다 안고도 남을 넉넉하신 웃음이 마냥 정겹고 흐뭇했다.
동도로 오르는 입구에서부터 수많은 갈매기들이 인사를 해왔는데, 더불어 또하나 반가운 독도 가족을 발견하였다. 반갑게 꼬리를 흔드는 "독도"와 "지킴이"라는 암수 삽살개 경비견 한쌍이었다. 반가운 마음에 달려가 머리를 쓰다듬었더니 실장님으로부터 졸지에 "'독도'와 '지킴이' 아빠"로 명명되어 기념촬영을 하였다. 수많은 계단을 올라 동도의 마루에 오르니 독도경비대원들의 철통같은 경계근무태세가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그 아래 암벽에 독도의용수비대가 새긴 "한국령"이라는 선명한 글씨가 보였다. 독도는 분명한 한국의 영토로서 그렇게 지켜지고 있었다.

그리고 독도경비대원들의 생활관 뒤로 새로 지어진 두산중공업의 담수설비 건물이 보였다. 내부 시설을 둘러보았는데 이날 준공한 담수설비는 총 2기로 독도경비대원과 등대관리원 등이 상주하고 있는 동도에는 기존 노후설비를 하루 90명이 사용 가능한 1일 담수 생산용량 27톤 규모의 최신 설비로 교체했으며, 김성도씨 부부가 살고 있는 서도 어민숙소에는 1일 4톤 규모의 담수설비가 신규로 설치되었다. 특히 독도 담수설비는 현지 운전여건을 고려하여 섬 지역에 적합한 RO(Reverse Osmosis; 역삼투압)방식으로 제작되었으며, 인터넷 전용선을 통한 모니터링 시스템으로 원격으로 운전 상태를 점검할 수 있는 최신 설비였다. 다수 방문자와 행사 시간상의 제한으로 부득이 서도는 방문하지 못한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동도와 서도 주위를 일주한 후 여객선은 울릉도로 향했다. 헬기가 잠실에 도착하기까지 뜻깊었던 독도 해수담수화설비 준공기념행사를 조용히 정리해 보았다.독도는 역사적으로나 국제법적으로 우리의 영토임이 명백함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독도침탈 100주년이 되던 지난 2005년 '죽도의 날' 제정을 비롯하여 독도 관련 역사교과서의 왜곡 등 독도의 영유권에 대한 침탈 행위를 지속해 오고 있다. 더욱이 일본은 독도의 국제법상 '섬'으로서의 지위와 관련하여 UN해양법협약 제121조 3항에 의한 요건인 "인간의 거주가능성"과 "독자적 경제생활 지속"이 불가능한 암석으로 주장해 왔으며, 특히 생활식수조차 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해 왔다. 그러나 독도는 18만㎡의 규모에 서도에서 식수 가능한 물이 자연적으로 분출되고 있으며 김성도씨 부부 경비대원 및 등대관리원 등 40여명이 거주하고 있는 명백한 섬이었다. 특히 이번 해수담수화설비의 준공으로 생활용수의 안정적인 공급화로 주민의 추가적인 전입과 독도경비대의 근무여건의 개선이 기대됨은 물론 나아가 독도의 국제법상 섬으로서의 지위를 확고히 하는데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6세기 신라 지증왕 이래 유구한 우리 독도의 역사에 새로운 장을 여는 "해수담수화설비 준공"이라는 뜻깊은 행사에 참석하게 되었음을 기쁘게 생각하며, 독도 주민과 경비대원, 등대관리원 여러분의 헌신적인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와 축하를 드림과 아울러 설비공사에서 준공에 이르기까지 그 어간에 노고해준 두산중공업 관계자 여러분에게도 깊은 감사를 전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