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역사재단, 『한일회담 청구권 교섭 핵심 자료집』I~V 완간
‘김종필-오히라 메모’부터 피해자 탄원 기록까지… 한일 청구권 교섭 1차 사료 집대성
동북아역사재단(이사장 박지향)은 1951년 10월부터 13년 8개월간 진행된 한일 국교정상화 교섭에서 가장 첨예한 쟁점이었던 청구권 교섭의 핵심 문서를 정리한 『한일회담 청구권 교섭 핵심 자료집』 시리즈(I~V)를 완간했다. 한일청구권협정의 결과뿐 아니라 협정에 이르는 과정에서 양국이 무엇을 어떻게 해결하고자 했으며, 어떤 쟁점을 남겼는지를 보여준다.
이번 시리즈는 한국 정부가 2005년 공개한 약 3만 5,000장의 문서와 일본 정부가 2008년부터 2015년까지 공개한 약 9만 장의 외교문서를 체계적으로 선별·정리한 결과물이다. 이를 통해 오늘날 한일 과거사 갈등의 형성과 전개 과정을 1차 사료에 기반해 살펴볼 수 있다. 각 권은 협상의 시작과 실무교섭, 정치적 타결 협상, 협정 문안 조정, 그리고 국가 간 합의 이후에도 남은 개인 피해 문제까지를 단계적으로 재구성하고 있다.
제1권 『청구권 문제 교섭에 대한 기본 입장 및 방침』은 청구권 교섭의 출발점과 양국의 기본 인식, 교섭 준비 과정을 담았다. 광복 직후 한국 정부가 대일 배상·청구권 문제에 어떤 의식을 가지고 접근했는지, 이후 진행된 협상의 구도가 어떻게 형성됐는지를 보여준다.
제2권 『대일청구요강안을 중심으로 한 실무교섭』은 한국 측의 ‘대일청구요강안’ 8개 항목 제시와 일본 측의 역청구권 주장, 그리고 이를 둘러싼 실무 차원의 공방을 집중 조명한다. 이 권은 한국 정부가 당시 무엇을 청구 대상의 핵심으로 판단했고, 일본 측이 어떤 논리로 대응했는지를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자료군을 담고 있다.
제3권 『청구권 문제의 정치적 일괄 타결 / 개인 청구권 문제의 처리』는 협상이 실무 논쟁을 넘어 정치적 결단의 단계로 넘어가는 장면을 포착한다. 특히 1962년 ‘김종필-오히라 메모’와 그 전후 문서를 통해, 청구권 문제를 ‘경제협력’의 틀에서 해결하려 했던 일본의 전략과 한국의 대흥 전략을 보여준다. 그리고 일괄 타결 이후 개인 청구권 문제가 어떤 방식으로 처리되었는지도 추적한다.
제4권 『청구권협정 조문 교섭/조인/비준』은 한일청구권협정의 문구가 어떻게 조정되고 확정되었는지를 보여준다. 협정 조인 직전까지 이어진 조문화 작업과 법적 표현을 둘러싼 팽팽한 줄다리기가 생생하게 담겨 있다. 오늘날 협정 해석 논란의 직접적인 기원을 확인할 수 있다.
제5권 『청구권 문제 교섭과 과거사 현안』은 국가 간 합의 뒤에 가려졌던 개인 피해의 문제를 다룬다. 강제동원 피해자, 일본군‘위안부’, 원폭 피해자, 사할린 억류 한인, B·C급 전범 탄원 기록 등 현재까지도 미해결 상태로 남아 있는 과거사 현안들이 어떤 맥락에서 청구권 교섭과 연결되는지를 사료를 통해 보여준다. 피해 규모 산정 자료와 피해 관련 기록은 1965년 협정의 이면에 인간의 존엄과 회복되지 못한 권리의 문제가 놓여 있었음을 드러낸다.
재단은 한일 회담 연구와 과거사 현안에 대한 학술적·사회적 논의의 기초 자료로 활용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