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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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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동해 표기 문제

유라시아 대륙의 한국, 북한, 러시아, 그리고 일본 열도로 둘러싸인 해역 명칭을 한국에서는 동해(東海, East Sea)로 부르지만, 일본과 국제사회에서는 일본해(日本海, Sea of Japan)로 통용되고 있다. 이는 세계적으로 지명표준화 작업이 진행된 20세기 초에 우리나라가 주권을 상실하여 제대로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없었으며, 당시 일본의 신장된 국제적 지위가 서양의 지도제작자들의 인식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해방 후 1965년 한·일 어업협정에서 한·일 양국은 당해 해역 지명에 합의하지 못해 동해와 일본해를 자국어판 협정문에 각각 별도로 사용하기로 결정하였다. 그리고 1970년대 일간 신문에는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동해 지명이 국제사회에서 일본해로 통용되고 있다는 사실과 이에 대한 시정을 요구하는 기사가 게재되었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과 북한은 1991년 유엔 가입 이후 1992년 유엔지명표준화회의에서 동해 지명 문제를 공식적으로 제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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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동해 표기의 정당성

'지역마다 사용되고 있는 다양한 지명에는 그 지역의 역사와 문화, 정체성이 담겨 있고, 우리들이 불러온 동해라는 바다 지명 또한 한국인의 오랜 삶속에서 한민족의 역사와 함께해 왔다. 동해라는 지명은「삼국사기」의 동명왕편(기원전 59년)에 처음 등장하는데, 이는 일본해 지명의 근원이라 할 수 있는 일본이라는 국호의 등장보다 700년이나 앞서 사용된 명칭이다. 그 후 동해 지명은 고구려의 광개토대왕릉비(414년), 신증동국여지승람의「팔도총도」(1531년), 여지도의「아국총도」(18세기 후반) 등 한국의 많은 사료와 고지도에 기록되어 있다.

일본해 지명이 최초로 사용된 고지도는 중국에서 이탈리아 신부 마테오리치가 제작한「곤여만국전도」(1602년)이다. 이 지도는 유럽과 일본에 전해졌지만, 일본해 지명은 유럽이나 일본에서 확산되지 않았다. 일본의 문헌에서 일본해가 사용되었다는 기록은 18세기 말까지 발견되지 않는다. 오히려 일본에서는 이 바다를 일본해가 아닌 조선해로 인식하여 고지도에 표기하였다. 이와 같이 일본에서 일본해 지명의 역사는 2천년 동안 사용한 동해 지명에 비해 매우 짧다.

유럽인이 작성한 서양고지도에는 당해 해역이 다양한 지명으로 표기되어 있다. 한국과 일본은 각각 세계의 주요 도서관에 소장된 서양고지도에 당해 해역이 어떻게 표기되었는지 조사하였다. 그 결과는 다르지만, 두 가지 공통점이 있다. 하나는 19세기 이전에 만들어진 지도 가운데 절반 이상이 당해 해역에 아무런 명칭도 표기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이는 당시 국제사회가 이 바다의 지명에 대한 동일한 인식과 이해를 공유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18세기까지 한국 관련 지명(Sea of Korea, Eastern Sea, Oriental Sea)이 우세하게 표기되었으나, 19세기 중반 이후 일본해(Sea of Japan) 사용의 빈도가 높다는 점이다. 이러한 경향은 서양인들이 이 바다를 한국과 연관지어 인식했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것은 일본세력의 확장에 따라 점차 일본해로 대체되어 간 것이다. 이러한 사실에서 이 바다의 명칭은 19세기까지 실로 다양하게 사용되고 일본해 지명 표기가 증가했지만, 그것이 국제적으로 정착된 것은 아니다.

서양 고지도에 나타난 동해 지명의 표기

한국의 조사결과

일본의 조사결과

16C
17C
18C
19C

16C
17C
18C
19C

Sea of Korea(Corea)
-
39
341
60
440
5
29
165
107
306
East(Eastern) Sea
Oriental Sea
Sea of Japan
-
17
36
69
122
1
16
70
1,312
1,399

기타

29
69
90
12
200
5
56
39
67
167

29
125
467
141
762
11
101
274
1,486
1,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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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한국의 입장

일본해라는 지명이 국제적으로 채택된 시기는 한국이 일본의 식민지 지배를 받고 있던 시기였다. 국제사회는 해양의 경계, 해양 지명의 표준화, 항해의 안전에 필요한 국제적 규범 등을 마련하기 위해 1919년에 국제수로회의(International Hydrographic Organization, IHO)를 개최하고, 1921년에는 국제수로국(IHB)을 창설하였다. 이 회의에 일본은 대표를 파견했지만, 식민지하에 있던 한국은 참석이 불가능했다. 회원국들은 이 회의에서의 내용을 공감하고 다년간의 논의를 거쳐 1929년에『해양과 바다의 경계』라는 책자를 발행하였다. 이 책자에서 동해 해역은 일본해(Sea of Japan)라는 지명이 공식적으로 채택되어 세계 각국의 지도에서 일본해 지명이 확산되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그 후 1937년과 1953년에 제2판과 제3판이 각각 발간되었고, 동해 해역은 계속 일본해로 표기되었다. 이 시기에 한국은 일본의 식민지, 한국전쟁(1950-53) 등으로 우리의 정당한 의견을 제시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따라서 현재 국제사회에서 통용되고 있는 일본해 지명은 일본 식민주의의 산물이라 할 수 있다.

동해는 한국, 북한, 러시아, 일본 등 4개국이 인접한 해역으로 영해, 배타적경제수역(EEZ) 등 지리적, 경제적, 정치적으로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와 같이 다수 국가의 주권이 미치는 해역을 특정 국가의 명칭으로 단독 표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국제수로기구와 유엔지명표준화회의 등 국제기구들은 두 개 이상의 국가가 공유하고 있는 지형물에 대하여 각각 다른 지명을 사용할 경우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단일 명칭으로 통일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그렇지 못할 경우 관련국들의 합의가 이루어질 때까지 각 명칭을 병기하도록 하고 있다. 현재 한국과 일본은 동해와 일본해 지명의 표기와 관련하여 주장이 다르며, 합의가 이루어질 때까지는 두 지명을 병기해야 한다. 세계의 주요 지도에서는 동해와 일본해의 병기 비율이 2000년에 1.8%, 2005년 18.1%, 그리고 2007년에는 23.8%로 증가하고 있다. 이는 국제사회가 종래 일본해 단독 표기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을 인정한 것으로 동해 표기의 타당성이 점차 확산되는 경향에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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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일본의 입장

세계 주요 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는 16세기 이래 출판된 서양고지도를 조사한 결과, 19세기 초반 이후 일본해 지명의 사용 빈도가 압도적으로 많이 나타난다. 이것은 이 시기 이후 일본해라는 지명이 세계적으로 확립되었으며, 이 지명이 일본의 제국주의, 식민주의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일본해 이외의 어떠한 다른 명칭도 적절하지 않다.

☞ 당해 해역은 역사적으로 많은 지명이 사용되었지만 확립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고지도에서 이 바다는 동해, 동양해, 한국해, 일본해 등 다양하게 불려졌으며, 상당수의 서양고지도는 아무 표기도 하고 있지 않다.

대양으로부터 분리된 해역에 이름을 붙이는 가장 빈번한 방법은 그 해역을 대양으로부터 분리하고 있는 열도나 반도의 이름을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태평양이 일본열도에 의해 분리된 바다를 일본해라 부르는 것은 타당하다. 캘리포니아만(Gulf of California), 안다만해(Andaman Sea), 아이리쉬해(Irish Sea) 등이 이 원칙을 따르고 있다.

☞ 바다 지명을 붙이는 것은 방위를 나타내는 방법, 인접한 대륙이나 국가, 또는 도시의 지명을 붙이는 방법, 탐험가나 발견자의 이름을 붙이는 방법 등 여러 가지 방법이 있으며, 대양으로부터 분리된 해역에 열도나 반도의 지명을 사용하지 않는 예가 많이 있다.

유엔사무국은 2004년 3월 일본 정부에 답신한 서한에서 “유엔사무국은 일본해 단독 표기 사용 관행을 준수한다는 입장을 명백히 하며, (동해/일본해의) 두 지명을 지정하는 것이 유엔에서 사용하는 관행에 위배되고 유엔의 중립성을 침해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것은 유엔이 일본해를 이 해역의 유일한 공식 명칭으로 인정한 것이다. 일본해 단독표기 원칙은 국제수로기구나 세계지도 및 교과서에서 지속적으로 채택되어 왔다.

☞국제기구에서 내부 관행에 따라 어떤 명칭을 사용한다는 것이 그 명칭에 대한 한쪽의 입장을 지지하거나 공인한다는 것은 아니다. 세계 주요 지도에서 동해를 병기하는 비율은 점차 증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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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왜 동해 지명인가?

최근 한국에서는 동해가 아닌 일본해와 뚜렷하게 대응되는 한국해로 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우리는 지난 2천년의 세월 동안 동해 지명을 사용해 왔지만, 한국해라는 지명을 부른 적은 없다. 서양고지도와 일본고지도에는 각각 한국해와 조선해(朝鮮海)가 다수 기재되어 있다. 그러므로 동해는 토착지명(Endonym)이고, 한국해는 외래지명(Exonym)에 해당된다. 국제기구의 원칙에 따르면, 지명 선정은 해당 지역의 주민이 사용하는 것을 우선하므로 서양인이 사용하기 시작한 일본해 지명보다 역사적 정당성이 있는 동해 지명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동해는 4개국이 인접한 해역으로 일본해라는 특정 국가의 명칭만으로 단독 표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즉 공유하고 있는 바다에 일본이라는 특정 국명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하면서 그 대안으로 한국해를 주장하는 것은 모순이다. 과거 프랑스, 영국, 독일, 덴마크로 둘러싸인 바다를 영국해, 독일해, 덴마크해로 각각 불려왔으나, 국제수로기구 설립 이후 유럽대륙의 북쪽에 있다고 해서 북해(North Sea)로 표준화되었다. 당해 해역도 유라시아 대륙의 동쪽에 있으므로 동해(East Sea)로 표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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